올 가을 사립대학인 블랙번 칼리지에 진학하는 애덤 에반스. 그는 좋은 골프 프로그램에 학비 15% 인하가 마음에 들어 이 대학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대형 엘리트 대학들과 경쟁하는 군소 사립대들
학비 인하 · 그랜트 확대 등 파격 혜택 제공(3단)
아이비리그 학자금 지원 확대에 자극 받아
“저소득층 인재들에 기회 제공” 긍정 여론
융자금 이자 대납부터(1단)
UC 학비만 받는 사립대도
당신 아들이나 딸이 예일대에 입학허가를 받았다면 10원 한 장 빌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예일대가 중산층 이상을 위한 학비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은 대다수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지원자는 치솟지만 신입생 수는 지난 40년간 같은 숫자로 묶여 있으니 말이다. 연 소득 18만달러의 고소득 가정에까지 학비를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하버드대도 마찬가지다. 1,650명 신입생 선발에 2만7,000명이 지원해 입학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이나 힘들다. 이처럼 아이비리그의 엘리트 대학들은 엄청난 재단 기금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학비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혜자는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엘리트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은 대부분 잘 사는 집 출신들이어서 정말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하생들은 별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아이비리그 엘리트 대학들의 파격적 프로그램으로 긴장하고 있는 대학들은 좋은 학생들을 놓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군소 사립대학들이다. 그래서 학교 재단 기금을 동원해 우수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이다. 문제는 우수학생 대부분이 잘사는 집안 학생들이라는 것. 이들에게 지원되는 돈은 많은 경우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기금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사립대에 비해 학자금이 저렴한 주립대학들. 하지만 경기침체로 주정부들이 지원금을 끊거나 줄이면서 이들 대학의 학비도 나날이 인상되는 추세이다. 일리노이대 연구에 따르면 지난 4번의 경기 침체기 가운데 3번의 기간 중 주정부의 주립대 지원금이 축소됐으며 지난 2001년 경기침체 이후에는 주정부 지원금이 8.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예일대 리처드 레빈 총장은 예일대의 파격적 프로그램이 “재능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소득층 학생들은 이런 엘리트 대학 입학사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연소득 4만달러 이하 가정 학생들에게 모든 학비를 무상 지원했던 하버드는 2006년 이 기준을 6만달러 이하로 확대했다. 그렇지만 하버드 재학생 중 이 기준에 부합되는 학생은 여전히 8%에 머물고 있다. 미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립대 59개교 재학생들 가운데 저소득층 학생 비율은 14%이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고교시절에 파트타임 잡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이 엘리트 대학들이 요구하는 과외활동을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6만달러 가정의 아이들과 16만달러 가정 아이들의 경험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한다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어쨌든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경쟁해야 하는 군소 사립대학들은 다양한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우수 학생들, 특히 저소득층 출신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방안들을 보면 이렇다.
■시험성적 가중치 하향 조정-매서추세츠에 있는 엘리트 여성 사립대인 스미스 칼리지는 입학사정에서 SAT점수를 중시하지 않는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SAT성적은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다”며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인 가정 학생들은 평균 점수가 1,637점인 반면 5만달러 이하는 1,462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입학사정에서 그 학생들이 고교시절 가질 수 있었던 기회라는 측면을 적극 고려해 입학 여부를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 덕에 SAT성적이 별로 좋지 못한데도 학비 지원을 받으며 이 대학을 다니고 있는 여학생들이 늘고 있다. 스미스 칼리지의 재단 기금은 14억달러이다.
■학비 인하-대부분 대학들이 학비를 인상하는 시기에 일리노이에 있는 작은 사립대학인 블랙번 칼리지는 학비를 15%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2008 학사연도 이 대학 학비는 1만3,500달러이다. 블랙번은 이른바 ‘웍 칼리지’(work college)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비 충당을 위해 시메스터 당 최소 160시간 이상 교내에서 일한다. 신입생은 일단 2,400달러의 크레딧이 주어진다. 따라서 신입생 학비는 1만1,100달러. 여기에 기숙사비등을 합하면 총 비용은 연 1만5,255달러로 다른 4년제 사립대 비용의 절반 정도이다. 다른 사립대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학비에 끌려 이 대학에 지원한 우수학생들이 많다.
■융자를 그랜트로 대체-메인주의 작은 사립대학인 콜비 칼리지는 지난달 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지원 패키지에서 융자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것을 무상 지원금으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콜비 칼리지 학생들은 4년간 지출을 1만4,000달러 이상 절약하게 됐다. 이 대학은 재단 기금이 5억9,900만달러로 다른 대형 사립대학들과 비교할 때 아주 적다. 하지만 최근 투자를 잘해 이익이 많이 나자 융자를 그랜트로 대체하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도 다른 많은 사립대학들이 학비 동결에서부터 학부모 융자금 이자 부담에 이르기까지 저소득층 우수 학생들을 끌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사우전옥스에 소재한 캘리포니아 루터란 대학도 그런 대학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 대학은 UCLA나 UC샌타바바라에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들이 지원할 경우 그 대학에 내야 했을 학비만을 내면 되도록 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학비 때문에 일반 사립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러 추세에 대해 전국 독립대학 협회 관계자는 “큰 학비 부담 없이 사립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제 사립대학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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