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라라 코리아타운 실패이유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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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산호세. 미국 전체로 보면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81%, 기타 언어는 19%지만 산타클라라 카운티 내에서는 영어 사용 인구가 51%, 기타 언어가 49%에 달할 정도로 언어, 인종 구성이 다양하다.
이런 인종적 다양성은 거리에 걸려있는 간판들을 보면 금세 이해가 간다. 언어 사용 인구 비율로 18%를 차지하는 스페인어 간판, 8%의 중국어 간판, 6%의 베트남어 간판, 1.3%의 한국어 간판, 1%의 일본어 간판들이 각자의 언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런 ‘이국적인’ 간판들은 그러나 어떤 미국 현지인들에게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배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엘 카미노 레알의 일부 지역에서 추진되던 코리아타운 계획이 실패한 데에는 외국어 간판들을 다양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지역 거주민들의 반발이 주된 원인이 됐다. 어머니는 홍콩, 아버지는 중국 본토 출신인 도로시 앗킨슨씨는 사람들이 그들 고유의 언어로 간판을 올리는 것은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을 불러온다면서 “만약 그들이 그들만의 ‘타운’을 만들려고 한다면, 나는 그들이 미국에 온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 카미노 레알의 마유리 인디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샘 쿠마씨는 “우리 모두를 연결시키는 것은 영어”라고 코리아타운 계획에 반대하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엘 카미노 레알 인근에서 러셀 가구를 운영하는 리차드 러스넥씨는 간판이 영어가 아니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우리는 당신의 비지니스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인들은 사업의 성공을 위해 어떤 언어로 간판을 꾸밀 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손님들에 따라 고유의 언어만을 쓰거나 고유 언어와 영어를 혼합하기도 한다. 산타클라라에서 한국비디오를 운영하는 정혜정씨는 “젊은 세대들은 영어만을 이해하기 때문에 한국어와 영어 둘다 사용한다”고 말해 주된 손님에 따라 간판의 언어가 바뀐다는 점을 보여줬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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