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시기 늦춰지면서 갖가지 소문 무성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7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심형래 감독의 SF 대작 ‘디-워(D-War)’의 개봉 시기가 자꾸 늦춰지면서 이 영화의 성격과 작품성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디-워’의 실체가 처음 공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0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야심작 ‘용가리’의 흥행 참패로 절치부심하던 심 감독은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 제작비 150억 원 규모의 SF 판타지 대작 ‘디-워’를 제작, 이듬해 여름 시즌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심 감독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쥬라기공원’이 진짜 같은 공룡을 만들었듯이 냄새가 날 정도로 리얼한 용을 만들어내 보겠다면서 전체 촬영분의 80%를 미국에서 촬영할 계획이며 내년 여름 시즌에 맞춰 극장에 내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미국 영화사인 사이드 스트리트(Side Street)와 공동제작에 합의했으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MGM를 통해 미국 내 배급을 추진한다는 장밋빛 소식도 들려왔다.
12월에는 미국의 투자전문회사 라크우드(Larkwood)로부터 북미지역 개봉 수익의 50%를 주는 조건으로 1천50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뉴스도 들렸다.
하지만 2004년 여름 시즌 개봉하겠다던 심 감독의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고, 대신 2004년에는 출연 배우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소식과 함께 11월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가지 촬영을 마무리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이때 심 감독은 다시 이듬해인 2005년 10월께 100여 개국에서 영화를 개봉하겠다고 밝혔다. ‘반지의 제왕’ ‘킹콩’ 등과 정면대결을 벌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2005년 10월 개봉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갔다.
한동안 감감무소식이던 ‘디-워’ 관련 소식은 지난해 3월에야 다시 들려왔다. 쇼박스 미디어플렉스와 투자 및 국내배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를 통해서였다.
당시 심 감독은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5월 말 정도면 거의 작업이 완성되며 개봉 날짜는 아마 미국의 추수감사절 기간(11월 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약속 역시 지켜지지 못했고 대신 ‘디-워’ 제작에 참여했던 재미교포 프로듀서가 심 감독을 계약위반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는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즈음 제작비가 당초 계획인 150억 원보다 5배 가까운 700억 원대로 치솟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국내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갖가지 소문과 억측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던 ‘디-워’는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드디어 처음 공개되며 미국의 주요 배급사를 비롯한 세계 영화 바이어들의 반응을 살폈다.
쇼박스 측은 ‘디-워’가 AFM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현지에서는 관객이 지루해했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는 시사회 후기가 올라오기도 해 ‘디-워’의 작품성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디-워’의 개봉 시기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쇼박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처음 완성필름이 미국 배급사 관계자들에게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지 배급사들이 계약 여부를 위해 작품을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어서 계약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디-워’의 작품성과 흥행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인 미국 메이저 배급사들이 계약을 꺼려 현지 개봉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디-워’가 ‘제2의 용가리’가 될지 한국형 블록버스터 ‘괴물’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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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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