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렬 쉼터 디렉터 ‘폭력의 물림 끊는’ 바른 길 제시
상항한인연합장로교회 초청 ‘쉼터데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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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손을 바칩니다. 두려워하는 자매들과 아이들을 위로하는 치유의 손길이 되도록. 우리의 눈과 귀를 바칩니다. 폭력의 신호와 이야기를 보고 들음으로써 고통과 혼란에 빠져있는 모든 이들에게 누군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가슴과 눈물을 드립니다. 우리 자신이 겪은 폭력 이야기를 바칩니다. 서로를 받아들이면서 우리가 치유되도록 하소서.
상항한인연합장로교회(담임 김영일 목사)는 29일 오전 11시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쉼터를 초청 ‘쉼터데이’를 개최했다. 쉼터가 종교기관과 함께 건강한 가정 만들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나 이렇게 주일예배를 쉼터에 오픈하기는 상항한인연합장로교회가 처음이다. 더욱이 가정폭력인식의 달인 10월 마지막주에 열린 행사라 더 의미가 컸다.
쉼터 디렉터인 이정렬 목사는 ‘사랑의 보금자리’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가정폭력 앞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시련이니 조금만 더 참고 살라’ ‘이혼은 하나님 뜻에 어긋난다. 믿음이 부족하니 사랑과 인내를 배우라’고 하는 것은 숨막혀 죽어가는 사람의 목에 더 무거운 천을 하나 씌우는 것과 같다(피해자들을 더 억압하고 더 깜깜한 곳으로 밀어넣는 것일 수도 있다. 쉼터 스태프들은 이런 장면을 상항한인연합장로교회 교인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며 폭력이 학습되는 사회, 남자의 권위와 체면 문화가 중시되는 유교적 사고, 이민 올 때의 가치관에서 멈춘 완고함으로 믿는 사람들도 폭력을 묵인,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육체적인 폭력뿐 아니라 폭력적인 언사 등으로 인해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아내가 보따리를 싸고 나가는 것이 가정을 깨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가정이 되도록 만든 사람의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믿는 자로서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커뮤니티)을 이루려면 ◇마음을 합하여 중요한 결정은 같이 하되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고 나누며 가정 한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놓이게 하라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이 안전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라 ◇가해자들에게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기를 점검하고 고쳐 하나님의 영을 입은 인간으로서 서로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 남을 정죄하지 말고 깨우치고 변화되어 (폭력 없는) 길을 보여야 한다.”
한 참석자는 “나도 이런 일로 인해 이혼을 했다”며 “쉼터 사역을 적극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정란 씨는 “3명 중 1명이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에 놀라웠다. 혹시라도 주변에 이런 피해자들이 있으면 쉼터를 알려주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통 중에서 쉼터를 찾은 피해자들의 사례,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었으며 블루쉴드 매칭펀드 기금모금 시간도 있었다.
<신영주 기자> yjshin@koreatimes.com
이정렬 쉼터 디렉터가 상항연합장로교회에서 열린 ‘쉼터데이’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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