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영화 ‘가문의 부활’ 탁재훈
가수… MC… 배우… 손대는것마다 ‘대박’, 인기비결? 즐겁게 일하며 젊게 사는거죠
“언제인가부터 명절이 없어졌어요. 이번 추석에도 무대 인사하느라 지방을 돌아야할 것 같아요.”
웃으면서 사는 게 젊음의 비결인가보다. 1968년생으로 마흔을 한 해 앞둔 남자라는 게 의심스럽다. 외양은 기껏해야 30대 중반으로 보이고, 노는 모양새는 20대 초반같다.
탁재훈만큼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이도 없다. 도대체 그의 정체성이 뭔지 까먹을 정도다. 가수, 오락 프로그램MC, 그리고 영화배우 등 그가 손대는 것마다 속된 말로 대박이다. 지난해 영화 ‘가문의 위기’로 얼굴을 알리더니 올해 들어 21일 개봉되는 영화 ‘가문의 부활’을 포함해 벌써 세편째 영화 출연에 나섰다. 운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내 생애 최고의 나날
탁재훈은 올해 들어 영화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부활’에 이어 ‘내 생애 최악의 남자’에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농담삼아 제시한 거액이 출연료로 확정될만큼 그에 대한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강철선생’ ‘핫독’ 등 또 다른 작품의 출연 요청이 쇄도하지만 스케줄 때문에 고사해야할 만큼 바쁜 일정이다. 실제로 ‘내 생애 최악의 남자’의 상대역인 염정아는 탁재훈이 스케줄이 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제작사에 통보했을 정도다.
탁재훈은 “최고의 배우가 제 캐스팅을 기다린다는 말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랐어요. 한편으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요”라고 즐거워했다.
탁재훈의 영화 출연은 지난 1993년 영화 ‘혼자 뜨는 달’의 단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탁재훈은 지난 1988년부터 영화 연출부 스태프로 일하다 군제대 이후 1993년께 충무로로 다시 돌아왔다. 1995년 데뷔 음반을 발표해 가수로 먼저 얼굴을 알렸지만 그의 출발은 영화였던 셈이다. 농담삼아 자신을 영화배우라고 표현하는 것도 연기에 대한 오랜 갈증 때문이다.
탁재훈은 “얼마전 영화제 신인상 후보에 오른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가 왜 오른 것이지라고 의아해했지만 그만큼 저의 행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탁재훈은 자신의 정체성은 본명인 ‘배성우’라고 표현했다. 가수, MC, 영화배우 등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하지만 결국 탁재훈은 자신의 본명처럼 자연인이 되고 싶어했다.
탁재훈은 “어차피 엔터테인먼트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걸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잘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때 기분 좋아요. 하지만 TV나 스크린을 벗어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이 아닌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영원한 배우로 남고 싶다
탁재훈은 자신의 장수 비결로 젊게 사는 것을 꼽았다. 팬들에게 코믹한 이미지를 처음부터 보여준 터라 그 이미지를 기본으로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재치를 선보인 게 주효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코믹 이미지가 너무 굳은 게 아니냐고 걱정을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탁재훈은 “코믹 배우들의 맹점이 바로 그 부분인 것 같아요. 대중들이 그들을 보면서 원하는 게 있을 터인데 급격한 변신을 시도하곤 해요. 저는 순간적인 변신보다 관객들과 함께 조금씩 변화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탁재훈은 자신의 재능만큼이나 동료들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다. 가수, MC, 그리고 영화배우로 활동하면서 쌓은 인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건모 장우혁 등 신구 세대 가수는 기본이고 송대관 등 든든한 트로트계의 맏형까지 두루 아우르는 인맥을 자랑한다.
탁재훈은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 정말 행복해요. 농담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곤 해요. 제 아이디어가 대중에게 전달되기 전에 한번 시험을 보는 셈이죠”라고 말했다.
탁재훈은 생각할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쁜 요즘 일상이 행복하다. 인기도 얻고 돈도 많이 벌게 된 행복을 충분히 만끽하고 있다. 연기, 나아가 영화 자체의 맛을 짧은 시간에 맛보고 있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에게 다짐한다.
탁재훈은 “제 자신과 교류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찾는 데 더욱 노력할 계획이에요”라고 말했다.
탁재훈은 어느새 흔들리는 않는 확고한 인생관을 가진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다.
고규대 기자 enter@sportshankook.co.kr
ㆍ사진=김지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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