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삽살개 ‘영특한 맹견’인정
신라 때부터 왕실·귀족이 키워
올해는 개띠 해. 개는 ‘충’과 ‘의’의 상징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기에 빠진 주인을 구하고 자신은 희생하는 설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바로 개인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의 토종개 중에서도 삽사리는 외모가 해학적이며 익살스럽고 한번 정을 준 주인에게는 평생 배신하지 않는 개로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이름 자체가 ‘쫓는다’를 의미하는 ‘삽’과 ‘액운’을 의미하는 ‘살’로 이루어져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상징물로 정초 문설주에 삽살개 그림을 붙여 두는 예도 많다. 긴 머리 털이 눈을 가릴 정도로 길고 덩치가 좋아 마치 수사자를 연상시킨다 하여 ‘사자개’로 불리기도 했다.
삽살개는 신라 때부터 왕실과 귀족들이 길렀다고 전해진다. 신라 김유신 장군은 군견으로 삽살개를 싸움터에 데리고 다녀 영특한 맹견으로 인정받았다는 구전도 있다.
잔디밭에 잠든 주인이 불길에 휩싸이자 강물에 몸을 적셔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일화의 ‘충견’도 바로 토종 삽살개이다.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삽사리는 체질적으로 질병에 강하며 성격 또한 강인하다. 한겨울 밤새 집도 없이 눈비를 맞고 지내며 얼어붙은 얼음을 흔들어 털어 버리고도 감기 한번 안 걸릴 정도.
이런 삽사리는 일본 개 ‘아끼다’ 보다 우수하다는 일본인들의 시기심과 함께 마구 도륙되어 우리 민족의 아픔과 함께 해왔다. 한국에서 삽살개를 보호·육성하기 위한 법안도 논의 중이며 통과되면 진돗개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적으로 보호받는 개가 된다.
권용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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