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의 생신이다. “HAPPY BIRTHDAY TO YOU!” 손주들이 먼저 노래를 불러 드리고 이어서 생일 축하송을 모인 하객들(대부분이 선교사로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과 원목 가정과 한인교회 목사님 가정이 함께 하였다)이 함께 불렀다. 아버지는 올해로 일흔 하나가 되셨다. 건강히 오래 사셔요...마음으로부터 간절한 소원이다.
아버지는 마흔 초반에 잘 나가던 개인병원을 접고 선교지로 향했다. 같은 교회를 다니던 주변 분들이 꼭 해외로 나가야 하는 거냐고 말렸지만 아버진 복음에 대해 빚진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야만 했다고 한다. 한경직 목사님의 권유로 가게 된 나라 네팔을 시작으로 그는 한국에서 첫 번째로 해외선교의 문을 연 의료선교사가 되었다.
아버지는 일반 외과의사이다. 10원 내고 수술을 받으러 온 위급 환자를 위해 자신의 피를 뽑아 수혈을 하고 빈부를 가리지 않고 쓰다듬어 주고 기도해 주며 병실을 돌아보고, 시간이 되는 대로 약통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산골마을들을 찾아 다니며 아픈 이들을 고쳐주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계속 하여 왔다.
그는 길거리의 어린 거지들로부터 형님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가 제일 기쁜 순간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애썼으나 낫지 못하다가 소문을 듣고 자신을 찾아 온 환자들이 금새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른 환자가 기적같이 나은 사건은 후방에서 기도로 후원하는 많은 성도들의 결실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해왔다.
그런 그가 이제 에티오피아에서 병원장으로 여전히 빈부를 가리지 않고 환부를 만져 준다. 그가 만져주면 낫는다는 소문이 치료받고 나은 환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병원 문을 연지 이제 겨우 6개월이 지났는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마구 불어나 매일 120~150명의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60~80여명을 예상하였다고 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시며 이제 200명을 넘어설 그 때가 되면 간호학교도 시작할 수 있겠다며 이 곳의 낙후된 의료교육을 새롭게 할 그 날을 고대하고 계셨다.
병원에는 미국에서 6주 동안 봉사하러 온 외과의사 한 분과, 장기 선교사로 온 한인 내과의사 한 분, 3개월 동안 섬기러 온 심장 전문의와 현지인 의사 13분쯤이 함께 일하고 매일 아침마다 직원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직원 예배는 현지인 목사님이 원목이 되어 예배를 인도하고 말씀을 전하였다.
선교사로 온 간호사들은 핀란드에서 온 한 분과 한국에서 온 3~4분 그리고 학교를 휴학하고 와서 원무과 일을 돕고 있는 여대생이 한 명 있었다. 아내는 약사로, 남편은 병원식당을 책임지고 계신 분도 있었다. 모두가 작정한 기간동안만 일하고 떠날 사람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시시때때로 보내주시는 귀한 분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참 감격스러웠다.
자신의 삶 속에 의미를 찾으며 시간을 헌신하는, 몸으로 드리는 예배가 이들 안에 있었다. 대학생이거나 졸업한 사람이면 아무라도 와서 일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심정은 추수할 곡식은 많은데 일꾼이 없으니 일꾼을 보내주소서 라는 성구를 생각나게 했다. 아, 아버지를 다시 뵙고 싶다.
김은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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