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삶
▶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청운의 꿈을 안고 해외로 유학의 길을 떠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각별한 행운에 속한다. 선진국의 학문, 기술, 예술,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해방 전에는 많은 인재들이 현해탄을 건너가서 식민지 국민이라는 극심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각고 끝에 선진 일본의 문물을 익히고 해방 이후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에 이바지할 한 세대를 이끌어 갈 인물을 배출했다.
6.25 전쟁 후 유학의 길을 세계로 뻗어나갔지만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소수의 국비장학생 외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 되었다. 점차 훌브라이트 장학생이나 선진 우방국가의 후원아래 외국 대학들의 장학생 초청이 활발해짐에 따라 유능한 학생들이 그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국가는 실제로 영어 및 국사 시험을 거쳐 최소한 자격 있는 학생을 선발했다. 70, 80년대는 암울한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젊은이들에게는 유학의 꿈은 거의 필연적인 욕망이 되었다.
한국경제의 도약이 시작되는 90년대에 이르러서는 점차 교육 필수조건화 되어 갔고, 이민의 시대가 열림에 따라 교육 그 자체 이유만으로도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 유수 대학 뿐 아니라 시골 대학에까지 한국 유학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은 어린아이부터 중고생에 이르기까지 유학의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가정의 비싼 사립학교 조기유학부터 일가 친척 친지의 주소를 이용한 공립학교 편법 유학도 흔하다.
조기유학의 문제는 외국 교육을 초기에 시작함으로써 언어나 풍습에 쉽게 적응해갈 것이라는 가정 하에 일찍 부모 곁을 극심한 심적 고통을 무시한 채 부모의 야망과 욕심에서 시작되기 쉽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가장 중요한 가정교육을 저버린 채 학교 교육만을 의지해야한다는 생각은 큰 잘못이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에 성숙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주된 역할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아원이나 대리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서 비뚤어진 인격과 변칙적 행동을 흔히 볼 수 있음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선생님은 학생의 심적 변동이나 내적 변화를 거의 감지할 수 없기가 쉽다. 청소년기나 사춘기에 이르는 급격한 성격 및 감성의 변화는 학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부모의 정성이 담긴 사랑과 훈계가 순조로운 성장의 관건이다. 부모, 학교, 그리고 사회환경 순으로 필요충분 사항으로 삼는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 서점에는 아인슈타인 사진이 걸려 있는데, 그는 세 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했다고 쓰여 있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방문 숙소에 있는 맥아더 장군의 모친이 그의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학교 영내에 머물렀다는 기록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기유학은 따라서 장려할 수 없는 교육방법이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아이를 따라서 가정을 이탈하는 기러기 가정을 초래하는 것은 더욱 이상적이 아니다.
양민교/의사.리치몬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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