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호 목사의 축구인생 34
▶ 한성호 목사
워싱턴의 축구인들이 미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한민국 전국체전 무대(?)에 선다는 것은 이 지역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는 일대 사건이다.
헌데 그 무대라는 것이 TV 화면으로 화려하게 만나는 서울 상암이나 올림픽 경기장은 고사하고 잠실 종합이나 동대문구장도 아닌 변두리 중고등학교의 풀 한포기 없는 맨 땅이 전부라면 누가 믿겠는가?
더구나 일년 사계절 파아란 잔디에서만 축구에 익숙해진 미국 대표선수들이 겨우 이런데서 공 몇 번 만지다 돌아왔다면 이 말 듣고 놀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건 또 수도권 이야기이고 만약 이런 대규모 체전 행사를 어느 지방에서 유치했을 때의 그 열악한 사정 더 말해 무엇하랴.
이름하여 번외(番外) 경기라나? 이런 형편없는 무대 진출을 위해 많은 정력과 돈을 써 가면서 근 한달씩이나 직장을 비우다니...
물론 조국 형편이 해외 동포들에게 변두리 경기라도 시킬 수 밖에 없는 딱한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국내인 선수들과 해외동포 선수들 간의 현격한 실력의 수준차라든지, 또 이런 차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마구 뒤섞어서 본 경기를 억지로 시킨다해도 그 많은 수용 가능한 체육시설, 특히 잔디가 제대로 깔린 축구장의 태부족 등...
그럼에도 계속 해외동포 체육인들을 왜 초대하는지 한국 정부의 의도를 모르겠고 그런 사정 뻔히 알면서도 거길 나갈려고 기를 쓰고 덤비는 이유도 모르겠다.
조국 동포들 눈에는 “고향 그리워서 관광 한 번 왔구나” 그 이상의 의미를 주지 않는 데도 말이다.
이 글이 나가면 그동안 한국행 체육행사를 지원해 오던 후원자들 돈 주머니는 서서히 닫히게 될 것이고 또 은폐된 진실의 그늘 속에서 전국체전을 핑계삼아 짭짤한 재미(?)를 누려오던 몇몇 인사들한테서 집중 포화를 얻어맞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사람 좋게 해주자고 ‘번외 경기’의 실상이 뭔지도 모르는 선량한 후원자들에게 그 허상을 숨긴 채 감언이설로 계속 돈을 뜯어내는 것은 마치 불량 상품을 과대포장해 손님을 기만하는 사기행각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결국 ‘번외경기’의 허상은 하나님께 투정부릴 명분을 세워준 셈이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먼지만 날리는 고국의 모든 학교 운동장들이 초록 빛깔로 바뀌거나 메인 경기에서 국내선수들과 나란히 기량을 겨룰 수 있는 그 때가 아니라면 ‘번외경기’ 같은 변두리 삼류행사에 많은 희생 감수하면서까지 참가하는 어리석은 일은 막아주십시오. 우승은 싫습니다”라고. <계속>
한성호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