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보다 서러운건‘비뚤어진’사회편견
시험 한번 못치르고
취업문턱 번번이 퇴짜
“일할 기회 줬으면…”
신분문제탓 음지생활
한인사회는 장애인으로 살아가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도 불편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회의 잘못된 시선이다.
한인타운에 살고 있는 농아인 권효순씨는 한국에서 앙드레 김과 이동수 같은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을 만드는 재봉사로 일했다. 시민권자 남편을 만나 지난 91년 미국에 이민 온 권씨는 취직을 위해 다운타운 봉제공장 문을 수도 없이 두드렸지만 대답은 항상 ‘다음 기회’였다.
권씨는 “한 번이라도 내 기술을 테스트 해보고 채용 여부를 결정하면 좋겠는데, ‘의사소통이 곤란하다’는 이유만으로 시험 기회도 안 준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농아선교회 이진구 목사는 “일반인과 장애인의 관계는 물과 기름”이라며 “일반인의 편견이 고쳐지지 않으면 이런 관계는 개선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장애인이 일반인과 함께 어울려 일 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실제로 한인사회의 한 유명 광고대행사 디자인 팀장은 권씨 같은 농아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5년 동안 가까이에서 지켜 본 팀장님은 일에 대한 열정, 실력, 직업윤리, 인간성 등 모든 면에서 직원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장벽은 신분 문제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중에 차별이 심한 한국을 탈출하기 위해 무작정 미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아 서류미비자의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샬롬선교회 박모세 목사는 “미국이 장애인의 천국이지만 불체자의 경우 발달장애인이 아니면 대부분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신분이 불확실한 한인 장애인의 상당수가 신분 노출을 꺼려 어렵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인타운에 살고 있는 서류미비 장애인 N모씨. 한국미술대전에서 입상한 경력의 유명 화가로 한국에서 50회 이상의 전시회를 개최했던 N씨는 미술공부를 더 하고 싶어 지난 1997년 미국에 정착했다.
그는 “한국에 비해 차별이 없어 미국 생활에 만족하지만,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취직이나 작품활동에 큰 제약을 받는 건 사실”이라며 “정식 절차를 밟아 입국하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밝혔다.
조이장애센터 김홍덕 목사는 “장애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이웃인 장애인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장애인들도 사회를 등지지 말고 장애인 단체에 손을 내밀어 함께 장애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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