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 반응 떠보기’
팔루자 공격 CNN등 이용당해
국방부에 항의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거짓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등 언론을 전쟁의 도구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격렬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이라크 주둔 미군 해병대의 대변인중 한명인 라일 길버트 중위가 지난 10월14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팔루자 공격과 관련, 거짓 정보를 흘린 사건에 대해 현재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2일 발표했다.
길버트 중위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팔루자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미군과 이라크군이 이미 전투개시선을 넘어섰고 우리는 팔루자에 예비 포격을 가하고 있으며 전투기와 헬기도 작전을 수행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군의 팔루자 공격은 길버트 중위의 발언이 나온지 3주 뒤에 시작됐으며 그가 흘린 이같은 정보는 이라크 저항 세력이 미군의 공격 발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길버트의 거짓 발표가 최근 LA타임스에 보도되자 CNN 방송은 국방부에 해명을 요구하며 공식 항의를 제기했다.
군당국이 거짓정보를 의도적으로 유출한 사건과 관련, 특종을 터뜨린 LA타임스의 마크 마제티 기자는 길버트 중위가 CNN과 가진 인터뷰는 언론 보도를 조작해 이라크에서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마제티 기자는 CNN 방송의 `아론 브라운과의 뉴스 나이트’에 출연해 “취재에 응한 국방부 인사들로부터 길버트 중위는 팔루자 주변의 반군들에게 자신의 거짓 정보가 흘러 들어가길 원했다는 시인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마제티 기자는 거짓 정보 유포는 “미군이 그들을 공격하러 오고 있다고 생각할 때 반군들이 과연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미리 파악하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베트남전 참전경력을 지닌 국방부 베테런들은 언론을 상대로 한 거짓 정보 유포가 군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켜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대테러전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마제티 기자는 “군당국의 거짓 정보가 난무했던 베트남전 이후 사람들은 군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국방부내 인사들 역시 이같은 상황의 재연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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