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무 <로녹, VA>

최근 세계에서 제일 큰 안전 안보에 대한 학술회와 전시회(ASIS)가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열려 몇 년만에 다시 찾았다. 달라스 하면 그 유명한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한 남부 도시로서 그리 반가운 도시는 아니지만 10여 년 전 80~90년대 ‘달라스’라는 연속방송극으로 도덕적으로 문란한 부자집안들의 생활을 그린 얘기가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였다. 미국 주요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본부와 항공기 기점공항(Hub)으로서, 이 국제공항을 사이에 두고 두 도시(Dallas와 Fort Worth)가 있어 인구 600만을 능가하는 매우 큰 도시다. 많은 기름회사들과 통신회사들이 있어 일본 뿐 아니라 한국으로 직행하는 비행기도 있어 한국인들도 많이 있으며, 한인 상가 길도 있었다.
업무상 잘 아는 중국계 친구가 30여 년을 그곳에서 살아 그곳 사정을 잘 알며 한인 상가가 생기기 전 달라스 시장과 보안문제로 담판을 내어 경찰 순시를 강화하여 아시안 상인들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자랑을 하여 칭찬하여 주었다. 손님 접대상 저녁을 먹기 위해 현지인에게 물으니 두개의 큰 한국식당(Korea House와 조선갈비집)이 있는데 한 곳은 미국인들이나 외국인들 입맛에 맞게 되어 있고, 다른 한곳은 한국인 취향에 맞게 음식을 잘 한다고 하여 후자를 택해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한국인들이 많이 있었고, 전시회에 나온 많은 한국인들이 그곳으로 다 모인 것 같았다.
텍사스 주민들은 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기든 케리 상원의원이 이기든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둘 다 거짓말쟁이들로서 부시 대통령은 국민이 다 아는 거짓말을 하지만 케리 상원위원 후보는 무슨 거짓말을 할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부시 대통령 편을 들면서 그가 이번 대선에서 이기건 지건 그는 텍사스 대통령(?)으로 오게 되어 걱정이 없다고도 했다. 텍사스주는 부자 주로서 기름도 나고 많은 자원, 인적자원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즉 공군, 해군이 다 있으며, 육군은 없으나, 주 주민 각 가정에 평균 7자루의 총기들을 보유해 각 주민이 총기를 들고 방위를 하면 지상육군은 해결된다며 언제든지 연방으로부터 독립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농담을 하였다.
이런 농담을 다른 주에서 온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농담이지만 연방정부를 겁나게 하는 협박으로 많은 석유회사와 굴지의 통신회사들이 있어 타 주에 비해 주 재정이 튼튼하고 연방정부의 도움 없이 독립할 수 있는 주라는 얘기다. 또 법적으로 연방정부에 가입한 것이 타 주에 비해 50여 년 훨씬 늦어 주 의회에서 결정만 하면 언제라도 탈퇴하여 독립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멕시코 국경지역에 비공식으로 주에서 지원하는 수 천 명의 사설 외인 부대까지 갖고 있다고 하며, 미합중국으로부터 언제라도 탈퇴하여 자립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도 한다.
사실이건 농담인 소문이건 현재 부시 정부가 벌이고 있는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늘어 비난의 소리가 높고 대선을 앞두고 연방 정부가 국내, 국제적으로 어려운 때에 텍사스 주민들의 독립 운운하는 것은 세계최강국으로서 국제 경찰의 몫을 단단히 하는 미합중국의 현재 위치와 위상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 이번 달라스 방문때 들은 소문이 노파심에 은근히 걱정이 되는 심정이었다. dpoh@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