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에 탐 행크스 발탁
일본의 거장 아키라 쿠로사와의 인간의 고독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고찰인 1952년작 흑백명화 ‘이키루’(Ikiru)가 드림웍스에 의해 미국 영화로 리메이크 된다. 감독은 ‘미국에서’를 만든 영국 태생의 짐 쉐리단. 주인공 역은 탐 행크스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은 뉴욕에서 할 예정이다.
‘이키루’는 30년 동안 구청의 말단 직원으로 일해온 식물인간 같은 꽁생원이 은퇴 얼마 전 자기가 위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뒤늦게 죽음에 도전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는 감동적인 드라마다.
평생을 원리원칙대로만 살아온 이 서기(타카시 시무라의 과묵하고 무표정한 연기가 경탄스럽다)는 처음에는 데카당한 생활을 시도해 보다가 마침내 자기 뒤에 뭔가 뜻 있는 것을 남겨 놓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숙원인 공원 건설에 전력투구한다.
마침내 완공된 공원에서 서기가 밤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혼자 그네를 타는 마지막 장면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감격적이다.
한편 ‘이키루’는 8~10일 매일 하오 1시와 7시30분에 페어팩스 극장(323-655-4010)에서 상영된다. 이 극장은 또 8~14일 매일 하오 3시55분에 쿠로사와의 드라마 ‘붉은 수염’(Red Beard·1965)을 상영한다. 이 영화는 무뚝뚝하지만 인간적인 자선병원의 나이 먹은 의사와 그의 밑에서 수련하는 젊은 인턴간의 관계를 그렸다.
의사로 나오는 토시로 미후네가 마지막으로 쿠로사와의 영화에 나온 것으로 그의 연기가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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