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호 <베데스다, MD>
1867년 미 국무장관인 월리암 시워드는 에이커 당 2센트를 주고 제정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50만 불에 매입하였다. 1860년대 제정러시아의 피터 대제는 동방정책을 주창하면서 시베리아를 넘어 태평양 연안까지 진출하여 국경을 조선의 두만강 변에까지 뻗쳐 태평양을 독점함으로써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게 되었다. 지금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팔아 넘긴 것에 대해서, 그리고 중국은 러시아의 동방정책을 저지하지 못하여 태평양에 항구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후회를 하고 있을까. 만약에 미국이 아니고 한국이 알래스카를 샀다면, 그리고 러시아가 아니고 한국이 태평양지역을 점령하였다면 오늘의 세계지도가 그대로 존재하였겠는가.
20세기초 미국의 작가인 엠브로서 비어스는 “역사란 악한 군인, 지배자와 같은 엉터리들이 일으킨 사건들을 대부분 허위로 기록한 보고서이다” 라고 설파하였다. 지금 중국은 엠브로서 비어스의 역사관을 답습하기 위해 동북공정이란 팽창주의 정책 아래 고구려역사를 중국역사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등소평의 개방정책에 힘입어 경제가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민족주의 깃발아래 민주주의라는 필연적으로 넘고 가야 하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정책과 국력이 합세하여 하나의 역사적인 도박판을 벌리려고 하고 있다.
많은 정치학자들은 이 지구상에서 앞으로 분할될 국가들 중에서 중국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경제력과 더불어 민주화의 과정을 통해서 과연 중국이 현재와 같이 획일적인 중앙통제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민족, 문화 및 종교가 전혀 다른 신자위크르가 대표적인 지역이며 그 다음이 티베트이다. 그리고 그 다음쯤이 많은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 만주지역이다.
몇 가지 가상적인 시나리오를 전개할 수도 있다.
첫째, 만약 중국이 평양 천도 이후의 고구려도 중국사의 일부라는 주장 하에 50만 군대를 투입하여 두만강 하류에서 나진항까지 점령하여 티베트처럼 자기영토라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둘째, 한반도 통일이라는 혼란기를 앞에 두고 막대한 국익을 얻을 수 있는 도박을 과연 중국은 외면하겠는가.
셋째, 1990년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지고 공산주의라는 망령이 사라진지도 14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이 하나의 국가로 존재하는 것은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및 이념적 지원 때문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아무런 대가없이 북한을 도와주었을까. 한반도 통일을 전후한 어떤 묵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배제하기가 어렵다. 있다면 과연 어떤 묵계일까.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 한반도의 안보와 직결되어 있는 일본, 그리고 세계전락과 맞물려 있는 미국. 중국은 이러한 강대국들과 한판의 바둑게임을 벌려야만 할 것이다. 과연 한국은 이들의 게임을 한국의 국익을 위한 방향으로 유도할만한 힘과 외교적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최근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중국과의 무역량이 570억불에 달함으로써 미국을 앞지르고 있고, 무역수지면에서도 170억 불에 달해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한국의 기업들이 너도나도 앞을 다투면서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 한국의 경제는 중국의 경제에 예속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모든 것은 가상이다. 그러나 가상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이유도, 보장도 없다.
중국에 역사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 축은 한반도가 될 것이다. 한반도를 축으로 하여 동북아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가상적 현실을 앞에 두고 한국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역사는 어제와 오늘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내일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과거지향적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하여 지금부터라도 모든 국민들의 화합 속에서 국력을 저축하여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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