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을 가진 어린이 4명이 워싱턴주에서 체포돼 2주 이상 구금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리건주 연방 하원 맥신 덱스터 의원은 지난 6월 28일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온두라스 출신 어머니가 자녀들과 함께 워싱턴주 블레인의 피스 아치 공원을 방문했다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가족은 당시 캐나다 영토를 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는 성명을 통해 "문제의 어머니가 불법 이민자를 밀입국시키려했다”고 체포 경위를 설명했으며, 어머니 요청으로 자녀들도 함께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직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고, 현재 미국 정부와 이민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가족은 워싱턴주 왓콤카운티 펀데일 CBP 시설에 수용돼 있으며, 덱스터 의원에 따르면 변호사와의 접촉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 CBP 측은 “여러 차례 외부 연락 기회가 제공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덱스터 의원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범죄자를 겨냥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법적 근거도 없이 오리건 주민을 납치하고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이들까지 이 반이민 정책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CBP가 공개한 규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이들의 수용시설에 72시간 이상 장기 구금은 제한돼야 하지만, 이 가족은 이미 2주 이상 머물고 있다. 시애틀항만청도 최근 공항 내 장기구금 실태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가족 측 변호사 질 네드베드는 “어머니는 미국 내 체류 비자 절차가 진행 중이며, 범죄 혐의로 기소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어머니뿐 아니라 가족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어머니의 남편은 당시 공원에 함께 있지 않았지만, 며칠 후 포틀랜드에서 ICE에 체포돼 현재 타코마의 구금시설에 수용 중이다. 또한 현장을 함께 방문했던 조모도 체포돼 같은 시설에 구금된 상태다.
덱스터 의원은 “어머니와 네 자녀가 머무는 수용시설은 '가능한 한 인간적인 환경'이지만, 어디까지나 감옥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민 권익 단체인 '노스웨스트 이민자 권리 프로젝트'의 말루 차베즈 사무총장은 “미국 시민권을 가진 아동이 부모의 이민 문제로 인해 구금되는 사례는 흔치 않지만, 최근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이민 정책의 현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 분리 문제, 시민권자의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한번 촉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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