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에서 장을 보면서 감자를 집어 드는 손길이 늘었다. “감자 먹으면 오래 산다니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먹어볼까~”하는 심리이다. 소비자들의 감자 사랑에 불을 지핀 인물은 미시간에 사는 한 할머니이다. 지난 4일 114번째 생일을 맞은 보니타 깁슨 할머니가 장수 비결로 감자를 꼽으면서 감자 홍보 효과를 낳았다.
어려서부터 감자를 좋아했던 할머니는 감자 사업 하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평생 감자를 주식으로 삼아왔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백세 다 되도록 운전을 할 정도로 몸과 정신이 정정했고, 109세였던 2020년에는 코비드에 걸리고도 거뜬히 완쾌돼 화제가 되었다. 할머니는 여전히 환한 웃음을 잃지 않으며 절제된 식생활, 금연과 금주, 긍정적 태도를 장장 114년 세월의 건강비결로 꼽았다.
“굳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건강한 백대 고령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귀가 솔깃해지는 게 보통이다. ‘장수’에는 욕심이 없어도 건강과 행복이 더해진 ‘건강한 장수’에는 욕심이 생기는 게 사람의 심리이다.
그런데 건강 혹은 장수의 비결이라는 게 참 애매하다. 이 사람에게 맞는 게 꼭 저 사람에게도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장수의 비결’ 하면 타고난 유전자, 채식 위주의 식생활, 양질의 수면, 규칙적 운동, 긴밀한 대인관계를 통한 사회적 연결, 삶의 목적 등이 주로 꼽힌다.
하지만 단 것 기름진 것 입에 달고 살고, 채소는 입에도 대지 않으며, 운동과는 담을 쌓은 채 카우치에 앉아 TV 보는 게 일이고, 거의 집밖에 나가는 일 없이 혼자 지내면서도, 심하게는 그 나쁘다는 담배를 피우면서도 건강에 문제없이 100세 넘게 장수하는 노인들이 있다. ‘왜 그런 걸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노인학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과제이다.
예를 들어 앨버트 아인스타인 의과대학 장수 연구소가 미국 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다르면 이들 중 절반은 비만이거나 과체중이고, 절반은 흡연자들이며, 많은 이들이 운동을 거의 안하고, 건강 생각하며 음식을 가려 먹는 사람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놀랍게 건강하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 위험이 절반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건강한 노화의 정답은 짚더미 속에서 바늘 찾기, 수수께끼도 그런 수수께끼가 없다고 노인학 전문가들은 말한다.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딱 들어맞는 건강 장수의 비결은 없다는 결론이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연구의 방향을 보다 세심한 데로 돌렸고, 차츰 숨겨진 비결들을 찾아내고 있다. 정기적 운동, 채식위주 식생활 등과 같이 겉으로 확 드러나지는 않지만 뭔가 미묘하면서도 강력한 요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약하면 회복력, 사랑, 신앙. 어떤 역경이 닥쳐도 꿋꿋이 버텨내는 강인한 회복력, 힘들고 아픈 일을 함께 견뎌내게 하는 가족친지의 따듯한 사랑, 존재의 닻이 되어주는 신앙이다.
회복력이란 정신력이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압박감 속에서도 평온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살아내는 정신적 강인함이다. 지난해 고령자 1만 여명을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를 보면 회복력 강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앞으로 10년 내 사망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육체적 단련 못지않게 강한 정신력 단련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의미이다. 사랑과 신앙 역시 정신의 힘으로 노년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비밀병기로 확인되고 있다.
장수 시대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10만 1천여명이 100세 생일을 맞았다. 2054년이 되면 그 숫자는 42만 2천명이 된다. 우리 모두 100대 노인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비결들을 미리미리 알아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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