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캠페인이 본격화하면서 네가티브 캠페인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 예가 마이클 무어의 반 부시 영화 ‘화씨 9/11’과 ‘진실을 위한 순찰정 참전용사들’(SBVT)이라는 단체의 반 케리 TV 광고이다.
정치 캠페인에는 항상 공격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 중에는 진실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은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하며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것은 거짓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진실을 가려낼 책임은 궁극적으로 시민 개개인에게 있다.
모어의 영화는 언론의 자유 정신에 가깝다. 반면 텍사스 거부 밥 페리가 거액을 기부해 만들어낸 반 케리 광고는 언론의 자유 개념을 왜곡시킨다.
모어는 자기 영화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패배를 이끄는데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그리고는 영화의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을 밝혀내는 사람에게는 1만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가 중요한 사실들을 생략함으로써 그림의 한쪽 면만 보였기 때문에 전체로 보면 정확하지가 않다는 비판이 있다.
SBVT가 내보내는 TV광고에서는 참전용사들이 나와서 베트남전에서의 역할과 관련, 존 케리가 정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광고들을 둘러싸고 워낙 논란이 많고, 이런 광고가 부시 탓이라고 공격하는 케리 측 광고가 나오며 시끄러워지자 부시대통령은 독립단체들의 정치 광고 금지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양쪽 메시지가 모두 진실성에 의문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모어의 영화와 SBVT의 광고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모어의 영화는 시청자들이 돈을 내고 가서 보는 것이고, SBVT 광고는 페리가 돈을 내서 시청자들에게 보게 만드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와 돈주고 산 언론이라는 차이가 있다. 페리는 SBVT의 1차 모금액 15만8,750달러중 10만달러를 기부했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시대에 유권자들은 온갖 주장과 공격, 메시지의 홍수 속에 산다. 상대 후보에 대한 모든 주장이 사실인지를 일일이 가릴 시간이 우리에게는 없다. 하지만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해 우리가 책이나 신문, 혹은 영화를 돈주고 사서 본다면 자유언론의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반면 누군가 거액을 들여서 우리에게 특정한 것을 보게 만든다면 그것은 돈주고 산 언론이 되는 것이다. 연방 선거 10중 9 이상은 돈을 제일 많이 쓴 사람이 당선되는 데 그 돈은 일반 유권자들과 상관없는 몇몇 거부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연방대법은 최근 선거자금법이 후보를 지지·공격하는 모든 조직에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모어와 페리 모두가 이에 해당이 된다. 그러나 모어의 영화는 자유 언론의 예에 가깝다면 페리는 돈주고 산 언론의 예가 된다.
데렉 크레스만/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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