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황/MD
고 김선일씨의 비극은 한 개인의 죽음이기를 넘어 이제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되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한국은 이라크파병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파병이행이나 철회여부를 떠나, 도대체 이러한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하나의 국가가 굴복하여 정책을 바꾼다거나 갈팡질팡한다면 그 결과는 과연 어떠할 것인가? 앞으로도 능히 일어날 수 있는 유사한 사건에 유사한 반응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런 부류의 협박이나 요구수준은 끝간데를 모를 것이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닐지라도, 이는 테러리스트들을 정신적으로 고무시키고, 더 많은 테러리스트들을 양산케 하며, 그들의 활동영역 확산을 도와준다는 역설적인 결과도 빚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추가 파병은 한국정부의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이번 비극을 계기로 새삼 파병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것은 감성적으로는 이해의 여지가 있으나, 한국정부가 이에 의연히 대처하지 못하고 여론에 끌려 우왕좌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심히 우려된다.
파병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논리와 당위성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그 중의 일부가, 비극적 사건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원용한다면 이는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여 그 목적한 바를 이루려는 발상이다. 그 비극적 사건이 비록 파병문제와 관련되어있고 역사적인 성격을 띄었다 할지라도 이것은 엄숙한 국가의 대사라는 그 무게와 내용 면에서, 두 개의 사안을 무리하게 병치시켜 목적한 결론을 유도하려는 것은 선동적이라 할 수 있다.
‘민심은 천심’이요, 민주를 표방하는 국가는 모름지기 민의를 바탕으로 국정을 펼쳐야 한다는 말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 민심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민심이 갖는 감성적 즉흥성과 그 스펙트럼을 올바로 해석하되, 거기에 국가가 추구하는 목적과 비전이라는 중요한 요소 또한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회가 결정한 파병안이, 일부의 감성적 파병반대 요구 대문에 정부가 그 실행에 단호함을 보이지 못한다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각국이 추구하는 최고선은 오직 자국의 현세적 이익만이 있을 뿐이며, 이는 한국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고 김선일씨의 비극적 사건은 한국으로 하여금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손익계산에 매달릴 시간을 앗아가 버렸다. 파병은 철회보다 더 많은 국익을 보장해 줄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분출된 파병반대의 감성적 여론을 국익의 차원에서 의연하고 단호한 태도로 대처하여 하루빨리 사건을 수습하고 진정한 국가대사에 매달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국적 견지에서 고 김선일씨의 비극적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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