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효 <실버스프링, MD>
오랜만에 아내가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의 남편과 아들의 불화로 고민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접하게 되었다 했다. 그 남편은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아들을 몰고 가는데 아들은 따라주지 못하니 거의 대화의 단절 상태까지 갔다고 한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현대과학의 정립에 한 부분을 차지하는 실험철학의 대가 John Locke는 우리의 이성과 오감의 경험이 좋은 결정의 근거가 되기는 하지만, 그러나 우리의 이성과 오감만으로는 부족한 일이 너무나 많으므로 인간의 이성은 ‘초월적 신적 게시’에 무조건 굴복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다. 우리의 이성, 경험, 합리적 사고 및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가장 좋은 예가 아마도 자녀교육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 자신 자라면서 이렇다 할 자녀교육을 받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앙금이 되었고, 또 뒤늦게 둘째 아들을 낳아 키우면서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그래서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까하여 ‘Mega Skills’, ‘Raising Good Children’ 등 잘 알려진 책들을 읽고 적용하려 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교육문제로 씨름하던 중에 요즈음에야 내 아들보다는 혹시 내 자신의 교육 방법에 문제가 더 많지 않는가 하고 깨닫게 되었다.
“말을 물가로 인도할 수는 있지만,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우리는 종종 자식들에게 부모가 원하는 것을 억지로 먹이려는 실수를 많이 범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자녀는 개인 개인 특별한 사명을 지닌 인격체로서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맡기셨는데, 우리는 종종 자녀를 우리의 소유로 생각하고 함부로 부모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만일 부모가 자식의 특성과 재질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못 이룬 꿈을 자식을 통해 성취하려하던지, 또는 자녀를 부모의 만족과 자랑의 대상으로 삼으려하여 지나친 요구를 할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얼마 전에 Charles Boyd가 쓴 ‘Different Children, Different Needs’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독특한 성격, 재질을 주셨는데, 부모로써 자녀의 특성을 잘 헤아려 장점을 더욱 키워주고, 단점은 보강되도록 도와주면 되는데, 많은 부모들이 억지로 자녀들을 부모가 원하는 딴 사람으로 만들려는 실수를 한다고 지적하였다. 예를 든다면, 우리의 자녀를 배나무나 사과나무에 비교해서 그 나무들의 잘 자라도록 비료, 물, 햇빛들을 잘 공급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데, 억지로 배나무인 자식에게 사과나무를 기대하며 사과나무로 만들려는 어리석은 일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 아들을 키우면서 개인을 특별하게 지으신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일을 기대감을 가지고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당장 마음에 차지 않는 것으로 인하여 안타까워하며 때로는 분노하기도 하는 불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자식을 통해서 부족한 믿음을 깨우쳐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는 지나친 간섭과 염려보다는, 선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더욱 절실히 간구하며 위로부터 오는 지혜와 주의 말씀으로 아들을 키우는 믿음의 아버지가 되고싶은 것이 나의 진정한 고백이다. 그리고 말보다는 나의 삶의 자세를 통해 산 교훈을 남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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