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자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손이 참 예쁘네요! 옆에 앉은 성가대원의 칭찬의 말이다. 그 뜻은 손이 예뻐서가 아니라 손톱 모양과 색깔이 변화가 있다는 말이다.
2004년에도 어머니의 날이 변함없이 돌아온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나는 귀한 외동딸이 하나 있다. 거슬러 올라가서 어머니날을 생각해 볼 때 딸로부터 빠지지 않고 카네이션 꽃이라던가 선물을 받아 왔다. 그런데 2004년 어머니날인 오늘 오후 늦게까지 아무 말이 없는 것이었다. 저녁 시간 방문을 박차고 들어오면서 “엄마, 해피 마더스 데이” 하면서 크게 외친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실망하고 서운해했던 하루의 기분이 조금은 위로를 받았다. 그렇지만 실망했던 마음과 얼굴의 표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응 그래 고마워” 감정 없는 무의미한 대답으로 대꾸의 반사 작용을 보였다. 그런 직후 “엄마 일주일만 기다리세요. 엄마, 모시고 갈 데가 있어요. 할머니도 함께” 하면서 어머니날의 선물을 대신하는 것이었다. 나는 즉시 “어디에? 맛있는 식당에? 아니면 옷 가세, 보석 반지”.하면서 긍금한 마음이 나를 부채질한다. 기어코 대답을 해 주지 않는 것이었다. 어디에를 데리고 간다고 하는 것일까 하면서 대답을 포기해 버렸다.
그렇지만 나의 마음은 아침과 오후의 기분이 변해 버렸다. 다른 엄마들의 가슴에다 큼직한 카네이션 꽃을 부러워했던 마음이 싹 가셔 버렸다. 나에게도 딸의 사랑의 마음의 선물이 있구나 하는 보이지 않는 기대 속에서 일주일을 고대하며 기다렸다. 일주일이 왜 그리 긴지. 하는 생각으로.
일주일을 기다리라는 것은 학생신분으로서 파트타임 을 하는 딸의 페이첵을 받는 날이었다. 일주일을 맞은 딸은 약속과 함께 할머니를 모시고 스프링 몰 안에 있는 월남여자가 운영하는 손톱을 예쁘게 다듬어 주는 가게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젊었을 때의 나의 모습을 기억나게 하는 딸을 바라보며 엄마와 함께 딸의 뒤를 뒤뚱뒤뚱 따라 들어갔다.
오래 전부터 궁금해하고 생각으로만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호기심만 갖고 흘러 버렸다. 딸 덕분에 드디어 오늘에서야 손톱 모양을 내고 싶었던 소원을 풀고 호기심에 가득 차 있던 궁금증을 해결하였다. 작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가짜 손톱을 나의 손톱 끝 부분에 풀로 붙여 길이를 손님으로부터 허락 받아 자른 다음 손님이 원하는 색깔과 그림의 디자인을 선택해서 해주는 것이었다. 완전히 무대의 배우 손으로 변한 것이다.
작업을 해주는 동안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로 나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인생은 짧다면서 그까짓 정도의 돈에 뭘 그러느냐는 투였다. 봉급쟁이 사고 방식으로 한번으로 족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간직하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하며 두 달째 접어드는 오늘까지 변화를 주기 위해 다른 색깔로 색을 칠한 그 위에 칠하고 또 색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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