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국락/ 라번대 겸임교수·컴퓨터공학

대학진학 상담을 할 때마다 나는 학교 성적, SAT 점수, 리더십과 관련된 학생활동, 훌륭한 에세이, 잘 준비된 인터뷰 그리고 정성껏 쓰여진 선생님의 추천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움 중 하나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능력을 학교 성적과 SAT 점수만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만일 학교 성적과 SAT 점수가 낮아서 부모가 원하는 명문대학이나 최소한 UC 계열의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는 식으로 자녀들을 평가절하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부모들에게 자녀의 강점을 찾아 그 위에 자녀들을 세우도록 조언을 한다. 좋은 예가 내가 가르치는 라번대학 출신으로 현재 채널 7 뉴스 프로그램의 스포츠 앵커맨으로 활약하는 롭 후쿠자키이다.
롭 후쿠자키는 남가주 토랜스에서 일본인 3세로 출생하여 하와이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였지만 스포츠에는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과 밖에서 운동을 하며 노는 대신 집안에서 라디오와 텔리비전을 통해 스포츠 중계방송을 즐겨 들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뉴스를 듣고 외워서 친구들에게 전해 주던 아이였다.
그는 호놀룰루에서 작은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LA 동쪽에 위치한 113년 전통의 작은 사립대학인 라번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라디오와 텔리비전 두분야를 동시에 전공하면서 대학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곧바로 그는 대학 캠퍼스 내에서 가장 유명한 아나운서로 평가되었으며, 86년부터 3년 연속으로 라번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가 수여하는 올해의 방송인상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하와이에서 방송계에 데뷔, 경력을 쌓다가 1994년 300대1의 경쟁을 뚫고 KABC의 스포츠 앵커맨으로 발탁되었다. 백인들의 독점무대인 텔리비전 앵커맨 자리를 차지한 후 그는 첫 2년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차곡차곡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내었다.
그리고 6년 전부터 그는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롭 후쿠자키 파운데이션을 설립하여 자신이 누리는 삶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그를 텔리비전 뉴스 부문 최고의 방송인 10명 중 한 명으로 뽑았다.
후쿠자키의 성공 스토리는 왜 우리가 자녀들의 미래를 그들의 강점 위에 세워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운동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스포츠 뉴스에 관한 한 친구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를 항상 제공하는 입장에 있었다. 그것이 바로 그의 강점이었으며, 그는 자신을 계속 강점 위에 세웠다. 그 결과 주류 TV의 스포츠 앵커맨이 되어 오늘도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스포츠에 관한 정보를 들려주고 있다.
세계적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위대한 성취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부지런히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자신의 강점으로만 성과를 올릴 수 있기에 자신의 강점을 파악해 자신이 어디에 적합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의 자녀들이 훌륭한 성취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자녀의 강점을 찾아낸 후에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강점 위에 똑바로 설 수 있도록 힘찬 응원을 보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