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철/ USC 한국 프로젝트 연구원>
열린 우리당이 제1당이 된 것은 힘을 실어줄 테니 제대로 정책을 펴보라는 국민의 요망의 표현이다.
보스정치, 제왕적 총재 정치 등 구시대의 유산을 벗어 던지고 개혁을 약속한 만큼 한국사회에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확실히 청산하라는 역사적 명령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장 깨끗한 선거가 치러진 것, 부패정치인들이 총선을 통해 상당수 물갈이가 된 것은 향후의 개혁을 위한 좋은 출발이다.
한나라당이 보수당의 대표로서 제2당이 되어 우리당과 정책 대결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특히 구시대적 부패정치인이 상당수 퇴출된 상황에서 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때로 경쟁을, 때로 협조할 수 있는 양당체제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민주당이 몰락하다시피 한 것은 진보 세력 내부에서의 개혁파와 장로파의 권력투쟁에서 장로파가 패배한 것이라 해석해야 할 듯하다. 군사독재의 유산을 상당부분 이어받았다고 생각되었던 한나라당과 탄핵에서 연합한 것이 역풍을 얻어맞은 결정적 이유였을 것이다. 우리당과 갈라서서 대결하는 것은 안타깝고 모양새가 좋지 못했다.
민주노동당이라는 급진적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은 한국의 산업발전의 결과로 야기된 노동자 계층의 증가와 빈부격차가 가져온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본다. 그만큼 억압받고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층이 증가했다는 증거이며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는 부패와 더불어 분열과 비타협의 정치문화이다. 이념이나 정책 뿐 아니라 지역, 연령 등으로 사분오열되어 있고 서로 타협하기 보단 극명하게 갈려 대립한다. 한국 사회가 지역, 연령 등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것보다 진보 대 보수의 정책 대결로 경쟁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다. 대의를 위해서는 때로 진보와 보수가 협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이가 든 연령층을 수구세력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연장자의 경험과 관록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혁 세력은 우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에서 출발하여 지속적 고도성장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이루어내야 한다. 진보정당이라고 하여 분배를 우선시하고 성장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지정학상 성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분배보다 우선해야 한다.
대북 문제는 평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한국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된다. 대북 경제 제재나 선제 공격은 한반도에 전쟁의 재앙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북한의 체제변화는 대외경제협력과 개방을 통해 더 평화적이고 건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동시에 북한은 지구상 가장 열악한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며 북한 인권문제 시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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