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바른 역사를 위한 정의 연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어린 나이에 백주에 끌려가 피나는 고통을 겪었으며 천신만고 끝에 고향 땅에 돌아와서도 한국사회의 버려진 구석에서 평생을 뼈저린 한을 품고 살고 있다. 하필이면 이러한 처절한 과거로 얼룩진 현장을 찾아다니며 소위 누드의 예술을 보여주겠다고 나섰던 탤런트의 최근 에피소드는 여러 가지 생각을 떨칠 수 없게 한다.
첫째 흉측하게 타락한 일부 미디어 몰이 상인들의 구린내 나는 반인륜적인 도덕의 타락상이 여지없이 드러났으며, 둘째로 국가의 최고 미인대열에 올랐었고 많은 대중의 시선을 받아온 지성 있는 미녀로 그를 바라본다면 과연 배움을 지고의 덕으로 삼아온 사회에서 그가 배워온 가르침은 과연 무엇이었고, 그와 주위에서 사회생활을 해온 사람들은 도대체 어떠한 역사 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지경에 이르도록 그를 방치, 아니, 사주했다는 말인가. 하지만 셋째로 그의 발작적 오류를 매섭게 따돌린 대중과 언론이 여기 대견스럽다. 역시 한국인의 역사 의식이나 인류애에 대한 깊은 감정에는 크게 우려할 바가 없다는 안도감이 왔다.
결국 눈물 속 참회로 그는 이제 잘못을 뉘우치며 동영상물을 모두 소각시켰으며 일단 나라 밖으로 가 있겠다고 했지만 그 흉물의 일부가 미디어로 이미 나갔다면 그가 이미 내뿜은 악취가 얼마나 쉽게 없어질 지 걱정과 의문이 간다. 악취를 모두 도로 주워 모으기란 어려울 것이기 때문 이다.
“우리가 지난 13년간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시위할 때마다 네가 단 한번이라도 관심을 보인 적이 있었더냐. 그러던 네가 갑자기 우리들을 위해서 옷을 벗었다니 말이 되느냐”라고 질타한 할머니의 심정이 어떠했었겠는가 상상을 해 보라.
일제 강점아래 반인륜적으로 짓밟힌 성 노예 위안부들에 대한 보상도 그러려니와 일본의 발악적인 전쟁 속에 인생의 황금기를 무보수의 착취로 빼앗긴 징용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이 파렴치한 일본 정부의 무관심으로 타결의 기약이 없이 고사되어 가고 있는 듯한 이 때에 탤런트와 그 측근들과 같이 역사를 몰이해하고 한국의 얼을 먹칠하는 짓만은 더욱이 누구도 아닌 한국인이면 아무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3.1절을 맞이할 때마다 태극기를 거머잡고 팔뚝을 높이 치켜들며 온 민족에게 외치는 유관순 열사의 우렁찬 고함소리를 듣게 된다.
무슨 ‘예술’도 무슨 변명도 그 피눈물의 역사를 왜곡시키도록 누구도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비록 미국에 떨어져 있는 우린들 가슴 깊이 흐르고 있는 배달민족의 혼이 행여나 바랠세라 올바른 역사관 세우기에 힘써야 한다. 문제의 탤런트가 미국에 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절대 우리가 사는 이 곳 미국에는 발 딛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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