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대 <훼어팩스, VA>
수 년 전 한국의 대기업 사장은 미국 올 때마다 비행기 위에서 내려다본 미국의 넓은 땅덩어리가 늘 부럽다고 느낀다고 얘기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버지니아 주 하나라도 우리 땅이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친구들과 가정적 얘기를 나누곤 한다. 이 땅에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 한인들도 살아가지만 나무 많고 잔디 잘 자라고 풀과 잡초도 많지만 토양이 좋아 씨앗을 뿌리면 잘 자라나는 모습이 좋아 살아간다는 사람도 있고 나 같이 공기가 맑아 사는 맛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살아온 지도 어언 15년째이다. 보통 미국 사람의 평균 거주 기간이 7년 정도라니, 우리는 두 배를 살아가는 셈이 된다. 동네에서 하긴 나도 고참이 되었으니까.
처음 이사왔을 때는 대낮에도 노루들이 걸어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 이제는 밤에만 가끔 떼지어 다니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런데 최근 우리 집 주위에 다람쥐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물론 생산력이 좋아서였겠지만 혹시 내가 쥐띠이기 때문에 나와 친구 하려고 우리 집 주위에 많이 모여들었구나 기쁜 착각도 해본다. 주위에 야생 호두나무와 꿀밤 등이 있어서인지 모르나, 무엇을 먹고 살기에 통통하게 살이 쪄 봄부터 가을까지 잔디밭을 경주하며 나뭇가지를 오르내리며 자연을 휘젓고 신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나는 하찮은 다람쥐지만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더구나 여름철 가느다란 나무가지를 타거나 점프하면서 서로 잡으려고 뛰어 다니는 사랑놀이를 하는 모습은 가관이다. 동물끼리도 서로 통하는 의사소통 방법이 있기에 조그마한 다람쥐 입에서 나오는 찍찍 소리로만 나의 귀에는 들리는데 두 마리 암수가 뛰어다니며 사랑운동을 하는 것은 다른 동물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지난 가을 어느 날, 다람쥐 한 마리가 가랑잎을 한 입 물고 나무를 오르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무엇을 하나 눈여겨 보니, 큰 나무가지 사이에 안전한 자기 집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 제법 높게 쌓아 올리고 있었다. 이제 두 마리가 오르락 거리며 집을 지었다. 나는 지금까지 다람쥐는 땅속이나 나무가지 부스러기와 가랑잎 등으로 쌓여있는 덤불속에다 집을 짓고 겨울을 지낸다고 생각했다.
오늘 내가 본 저 다람쥐들은 누구한테서 살아있는 나무가지 사이에 집을 짓는 기술을 배웠단 말인가. 혹시 그 위에 집을 지은 까치한테서 힌트를 얻은 것인가 생각도 해 보았다. 남은 땅에서만 집을 짓는 줄 아는데 저 다람쥐는 하늘(나무)에다 집을 짓는다. 21세기 초인 지금, 미국은 화성에 무인위성을 발사하여 기회라는 계획 하에 무인카메라로 화성에도 물이 있다는 사진을 최근 보내왔다.
물이 있으니 산소도 있어 분명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내려 녹지 않은 시간이 많았는데, 과연 우리집 다람쥐는 새로 지은 나무가지위에 새집에서 며칠동안 단꿈을 꾸며 잠을 잤을까, 오늘 눈이 녹는 따뜻한 날씨를 기뻐하며 이제 마음껏 자연과 뛰놀며 살게 될 시절이 오는구나 기대하며 땅집에서 여느 다람쥐와 같이 기지개를 펼 운동을 하겠지 생각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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