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의해 남한이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미국 투르먼 대통령은 축하 성명에서 “일본인 관리들은 기술적인 자격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 같으므로 관리로서 당분간 잔류할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하여 한국인들의 불만은 고조되었으며 미군정이 친일 성향이라는 인상을 풍기게 되었다. 한국인 관리가 훈련받는 동안 7만명의 일본인 관리가 공백을 메우도록 한 미군정의 사려 깊지 않은 편의주의 정책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하겠지만 우리 임시정부에 대한 국제적 불인정과 무능이 이렇게 된 근원임을 자각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 후 일본 관리를 철수시키고 한국인에게 이양하면서도 충원된 한국인은 성분상 친일파가 대부분이었고 민주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 색채와 항일투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잘못된 정치적 충원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파가 애국자로 둔갑하는 넌센스와 좌우익의 편싸움을 유발시켜 정국을 혼란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더구나 국가를 경영함에 정치학, 행정학, 법학 등을 전공한 엘리트가 없어 당시 최고 학력자인 신학자와 의사 출신들이 브레인 역할을 했다.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군대를 일본 육사 출신을 주축으로 일본군 출신들이 장악함으로써 신생 독립국의 건국이념을 퇴색시켰다.
이와 같이 출범부터 잘못된 정국 속에서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독재에 항거하여 4.19학생혁명이 일어났지만 때묻고 무능한 구 정치인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대학생들이 차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19 학생혁명에 이어 5.16군사 쿠데타의 주체세력들은 모든 분야를 독식하고 부정부패와 장기집권을 자행함으로써 4.19 학생혁명의 세력으로부터 거센 항거가 끊이지 않자 정권의 안전과 유지를 위해 이를 무마하려고 대거 정치권 내로 영입했지만 역시 부정부패에 감염되고 말았다.
우리 조국이 오늘날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일본군 장교 출신인 박정희 군사정권의 탄압으로 발생한 ‘자유로부터의 도피’ 현상에 대한 후유증은 경제 발전의 공로에 비교가 안 되는 ‘실패한 영웅들’을 탄생시켰고 그들에 의해 국가가 사상적 도의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표류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반세기가 넘도록 한국의 모든 정치권은 사심 없는 진정한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 신선하고 참신하며 창조적인 세대 교체와 정치적 충원을 해본 적이 없다. 오는 4월에 고국에서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있다.
또 다시 유권자들이 구태의연한 인물들을 뽑는다면 국가는 계속해서 표류하다가 좌초될 것이고 국민은 불안과 도탄 속에서 허덕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 체계가 다른 모든 체계를 장악하여, 군림하고 지배하는 정치 문화에서는 정치 체계만 무너지면 모두가 쓰러져 나라가 끝장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올바르고 실력 있는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상명령이다.
그러므로 정치적 충원을 함에 자질과 자격 여건을 강화시켜 아무나 정치인이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기준을 확고하게 마련해야 할 기성 정치인들이 자기 자신이 탈락하지 않게 야합해서 적당히 느슨하게 만들어 놨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시민단체나 유권자 스스로가 지도자에 대한 연구를 깊이 하여 선거에 임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아무튼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한 유권자의 무지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손상시킨다”는 J.F. 케네디 대통령의 말을 잘 새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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