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잭슨하잇에 산다는 한 독자가 하소연을 해왔다.
’맨하탄에 살던 때 9.11 테러로 인한 공기오염 지역 주민으로서 연방비상관리구로부터 공기정화용 에어컨 및 청소기를 살 수 있는 930달러짜리 체크를 받았다. 한달 안에 물품 구입 영수증을 연방비상관리구로 보내야 했기에 지난겨울 한인업소에서 에어컨을 구입했다.
한겨울에 에어컨 켤 일이 없어 그냥 두었다가 이번 여름 에어컨을 가동했는데 3일만에 고장이 났다.구입한 업소에 가져갔더니 고쳐줄 테니 두고 가라고 했다. 몇 번 독촉 전화를 했으나 여름이 다 가도록 언제 고쳐질지 모른다는 대답만 한다. 더 이상 기대 안하고 포기했지만 한인을 상대로 장사하면서 한인들에게 좀 잘 대해주면 안되나 싶다.
사실, 나 역시 한인업소가 아닌 미국 백화점이나 마켓 등에서 물품을 구입했을 때 바꾸고 싶거나 반품할 경우 아무런 걱정을 안한다. 영수증만 보여주면 현금 환불이든 교환이든 내맘대로이다.
그런데 그것이 한인업소에서 산 것이면 우선 걱정부터 된다.
아무리 현금을 주고 샀다고 해도 현금으로 바꿔주는 것을 꺼리는 업소가 있고 그 매장 안의 다른 물품으로 교환 또는 다른 조건이 붙는 것이다.
물론 이 불경기에 업소측도 이해가 된다.
워낙 소규모로 장사하다 보니 교환이라도 하게 되면 여러가지 번거로운 일이 생기고 또 포장 박스를 그대로 보내주어야 공급업체로부터 물품교환이 이뤄지기도 할 것이고 영수증이 있어야 증빙 서류가 되기도 할 것이다. 고객이 잠깐 사용한 것이 업소측에서 보면 헌 것이 되어 버려 그 비용을 업주나 종업원이 부담해야 할 경우도 있겠다.
이 모든 것이 서로 이해가 안될 때 불협화음이 일어난다.워낙이 한 번 사간 물건을 잘 바꿔주지 않는 것은 한국으로부터의 습관이다. 별로 좋지 못한 것들은 버리고 이민 와야 하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가족간에도 마찬가지다.
남에게는 잘해주면서 정작 가족에게는 제일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니 믿거라 하고, 혹은 체면치레로, 남한테 먼저 신경 써준 다음에 가족은 맨 나중 차례가 되는 것이다. 혹시 주위에 미국인 우선 하고 한인들은 다음 순서로 대하는 한인은 없는지?
그리고 또, 어려운 사람이 있는 이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고 한다.어느 교회의 목사님 말씀 중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면서 잊고 살기 쉬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여름동안 땀 뻘뻘 흘리며 한인대형식당 주차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인 젊은이들, 외식 하고 가는 사람들에게 차를 빼주면 일반적으로 1~2달러씩 팁을 받는다. 그런데 좋은 일 하고 큰 일 한다고 소문난 사람들, 잘 차려입은 사람들일 수록 팁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꼭 받은 만큼 주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주는 것에 정이 오고가고 더해진 그 몫이 그 사람의 덕망, 인심, 인격 등 평가기준에 한걸음 더해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경우에 따라 달라지지만 식대의 경우 세금 가산 전 금액의 15~20%를 주어야 한다. 대체로 한인들은 팁 문화에 익숙치않다. ‘종업원들은 주급보다 팁으로 살지’ 하며 넉넉히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서비스를 제대
로 못 받았다고 터무니없이 적게 주기도 하고 아예 시침 뚝 떼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역시 허름한 차림에 비싸지 않은 음식을 시켜먹은 사람들이 팁 계산이 정확하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불경기로 살기 힘들고 테러에 대한 공포, 세금 인상, 공공 서비스 축소 등으로 뉴욕에 살기 힘들다는 사람이 많은데 같은 한인들끼리 서로 양보 할 건하고 서로 위해주며 살자.
인간의 정이 넘치면 좀체로 떠날 생각을 못한다. 뉴욕에서 마주치는 한인들은 다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고 낯익은 것이 다같이 한민족의 피를 나눠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서로 잘해주며 팍팍한 이민생활을 사랑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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