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포환 올림픽 꿈 접고 39세에 골프 전환
88년엔 여성최초 NFL 체력코치로 뉴욕 제츠 합류
명쾌한 타격음과 함께 잔디를 떠올라 창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골프공의 비행은 세상의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다. 그 중에서도 길게 포물선을 그으며 멀리 날아가는 장타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래서 장타는 프로, 아마추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골퍼의 한결같은 소망 가운데 하나다.
골퍼 가운데는 장타 전문 선수들이 있다.
올해 40세의 리 브랜던은 대표적인 여자 장타 선수로 꼽힌다. 비거리가 300야드를 넘어가는 브랜던의 호쾌한 샷은 웬만한 남자들을 거뜬히 능가한다.
브랜던은 요즘도 가끔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인 지난 1979년 브랜던은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당했다.
실수로 유리창에 왼팔을 넣었다가 동맥이 끊어지고 팔꿈치가 거의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수술을 받던 중 브랜던의 심장은 정지됐다. 의사들은 가까스로 브랜던을 소생시켰고 그녀의 팔도 성공적으로 봉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활에 성공했다. 지난해 세계 장타 선수권 대회에서 291야드 3인치로 우승을 거둔 것도 바로 이 팔 덕분이었다.
“대회에서 우승하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골퍼들을 우습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브랜던은 말한다.
사람들은 브랜던의 장타 때문에 그리고 신장 5피트11인치의 늘씬한 체격 때문에 그녀를 “금발 폭격기”라고 부른다.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브랜던은 올림픽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투원반과 투포환 종목에서 국내 랭킹 상위에 올라 있었지만 다친 팔의 감각을 회복하는데 무려 7년이 걸렸다. 대회 출전의 꿈은 수포로 끝났다.
코치의 길로 방향을 바꾼 브랜던은 1988년 NFL 프로풋볼팀 뉴욕 제츠의 체력단련 부코치가 됐다. 여성 최초로 NFL 체력 코치가 된 것이다.
브랜던은 얼마 후 브렌트우드에서 개인 체력 코치로 활동을 개시했다. 1997년엔 자신에게 훈련을 받는 고객을 돕기 위해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 레슨을 받았지만 드라이버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티칭 프로가 장타 대회에 출전해 보라고 권했다.
“그는 내게 ‘전년도 여자 대회에서는 249야드를 친 사람이 우승했다. 당신이라면 1번이 아닌 4번 우드로 그 거리를 날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브랜던은 39세의 나이로 다시 대회 출전 선수가 됐다.
“돌고 도는 세상일은 참으로 묘하다. 내 인생에서 대회에 출전해서 다른 선수들과 각축을 벌이는 것은 열일곱 살 때 끝났다. 당시 나는 인생도 목표도 함께 종료된 것으로 느꼈다. 코치 생활을 하고 챔피언을 배출하면서 많은 것을 성취했다. 하지만 내가 다시 경쟁 무대에 설 줄은 몰랐다”
보통 정상에 오르면 긴장이 풀리게 마련이지만 브랜던은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꾸준히 연습한 결과 스윙 속도가 1년 전에 비해 시속 8마일이 증가, 현재는 시속 111~117마일을 기록하고 있다(타이거 우즈의 골프 스윙 속도는 125마일이다)
브랜던이 장타 대회에 참가해서 세운 최고기록은 327야드이지만 자신의 통산 최고기록은 347야드라고 말한다. 그녀의 현재 골프 실력은 15핸디캡이다.
“장타 선수들은 최대한 공을 멀리 날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그저 공을 칠 수 있다는 자체가 좋다. 코스에 나와 스윙을 하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즐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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