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0주년을 맞아 ‘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 송상옥)가 17일 개최한 심포지엄은 이민 문학의 경향과 나아가야 할 방향들이 다각적으로 제시된 뜻깊은 행사였다. 한국의 문학평론가와 교수들이 강사로 초청됐던 이 심포지엄에는 정효구 교수(충북대, 문학평론가), 홍문표 교수(명지대, 문학평론가), 일레인 김 교수(UC버클리), 이동하 교수(서울시립대, 문학평론가), 현길언 교수(한양대, 소설가) 등이 참석, 다양한 시각에서 이민 문학을 분석 및 평가했다. 심포지엄의 주요 내용들을 요약해 정리했다.
현길언 교수는 한인 문학인들은 한국을 소재로 작품을 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 이민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고 ‘한국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민의 삶에 대해서 진정성과 치열성을 가지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한국문학 속의 미주문학이 아닌 세계 문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이같은 바탕에서 한국어로 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미 주류사회에 지속적으로 알려야 하고, 이 작업을 하기 위해 문인단체들이 결속해 실질적이고 유효한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유일한 한인 2세 강사였던 일레인 김 교수(버클리대)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문학인들의 창작 활동이 지난 10년 동안 왕성해 미 출판계 및 예술계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인 2세 작가들은 자신들을 표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자아의식을 갖고 작품의 소재도 다양해지면서 한국과 미국적인 삶을 넘나들면서 새롭게 접목된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현대시에 대해서 평론한 홍문표 교수는 “현 시대는 활자문명에서 전자문명으로 전환하는 시기로 국가의 장벽과 민족주의, 국가주의 등 정치적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국경을 넘나드는 인터넷의 문화는 민족이나 국민 문화 등을 무색케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한국시는 이와 같이 경계 세우기와 경계 허물기의 논의에서 합의되면서 21세기의 현대시로 재편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효구 교수(충북대, 문학평론가)는 한인 시인들의 작품에는 한국에 관련된 시들이 가장 많고 그 내용이 한국에 대한 향수를 갖는 나르시시즘의 성격을 띤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어로 시를 창작하려는 이민 1세대들의 노력이 줄고 오히려 모국어로 시를 창작, 발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흐름을 설명했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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