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새벽 뒤흔든 "대한민국"
▶ 패색 짙다가 동점골, 골든골 터지자 옆사람 껴안고 열광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18일 새벽잠을 떨치고 일어나 한국과 이태리의 월드컵 16강전을 지켜본 북가주 한인들은 패색이 짙던 한국이 기적처럼 역전승을 일궈내자 곳곳에서 감격에 겨워 만세를 불렀다.
오클랜드 영빈관에 모인 한인 200여명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국팀을 응원했다. 전반 4분만에 한국팀이 얻은 귀중한 페널티킥을 안정환이 실축하자 장내에는 이내 안타까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특히 전반 18분 이태리가 코너킥을 골로 연결시키자 한인들은 일순 불운이 겹쳐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영빈관을 찾은 본국의 김덕룡 의원과 이정일 의원, 오재봉 한인회장, 김종훈 총영사, 김상언 상공회의소 회장, 김한주 체육회장 등은 ‘대∼한민국’ 연호를 선창하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웠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열광적인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한인들은 후반 43분 설기현이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연장 후반 12분에는 안정환이 역전골을 성공시키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옆사람을 껴안고 열광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덕룡 국회의원은 "한국축구가 세계 8강에 오르는 역사적인 순간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지켜봐 감격스럽다"면서 "본국의 4천7백만 국민과 해외동포 6백만이 한데 뜻을 모으면 우리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고 말했다.
김한주 체육회장은 "너무도 통쾌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시원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재봉 한인회장은 "한국축구의 발전은 너무도 놀랍다"면서 "8강전에서 승리, 4강까지 충분히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빈관에는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당뇨학회 세미나에 참석중인 한국 대표단 100여명중 30여명이 나와 교포들과 함께 응원하기도 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여경오씨(42·간호사)는 "한국팀이 승리하는 순간 나도 몰래 눈물이 났다"면서 "고향인 대전에서 한국팀이 승리한 것이 더욱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18일 새벽 유니온시티의 박기철 샌프란시스코축구협회장 집에도 일맥축구팀 동호인 11명이 모여 한국팀을 응원했다. 박기철 회장은 "상상도 못한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잘 싸워 이겼다"면서 "이정도 실력이면 스페인도 이겨 4강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연승가도로 산호세 지역 한인들의 어깨까지 으쓱거리고 있다.
산호세 한미봉사회, 서울곰탕, 갤러리아 마켓에서 한국과 이태리전의 KBS 위성 중계 방송을 지켜본 150여명의 한인들은 한국 응원단 구호인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을 외치면서 열렬히 한국팀을 응원했다.
특히 이날에는 트라이 베이 융자(대표 강덕성)에서 특별히 제작한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필승 코리아’를 합창했다.
서울곰탕 식당에서 새벽부터 일본경기와 한국경기를 모두 시청한 이경우씨(미션 커피샵 운영)는 "너무 소리질러서 목이 쉬었다"고 한국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커피샵을 찾은 미국인들이 악수를 청하면서 "한국 덕분에 미국이 8강까지 올라갔다는 감사의 말에 한국인으로서의 보람을 한껏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라토가에서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는 고진석씨도 가게를 찾는 외국인들이 "다이나믹하면서도 질서정연한 한국의 역동적인 응원과 경기에 깊은 감흥을 받았다는 잇단 칭찬의 말을 듣고 있다"며 "지역 한인들의 위상도 높아진 기분"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실리콘밸리 체육회 신민호 회장은 "8강 진출을 기원하는 배너 내용을 4강 진출을 기원하는 배너로 바꿀 예정"이라며 한국과 스페인 경기가 열리는 21일에는 봉사회 강당에 대형 프로젝트 스크린을 갖춰 보다 많은 한인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편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홍민기·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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