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선교회’(대표 김영일목사·한영호목사)에서 일하는 김성신 전도사(38)를 알게된건 꽤 오래됐지만 늘 좀 개인적인 신상명세가 궁금했다.
여자가 ‘험한’ 마약선교를 한다는 점도 의외였지만 그녀가 풍기는 분위기가 웬지 남달랐기 때문. 여자 전도사란 이미지와는 전혀 달리, 약간 ‘튄다’고 할까. 물론 젊고 예쁘다는 점도 그렇지만 더 의외로 여겨졌던건 생각보다 오래 이 기관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이렇게 솔직히 풀어놓는다.
"원래 천사표는 아니었어요. 고등학교때 열심히 놀았죠. 어머니의 기도제목이었을 만큼 잘 나갔었는데 심한 허리디스크로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됐다가 기도로 고침받고, 또 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죽을 뻔했다가 하나님께서 살려주신 일들을 몇 번 겪고는 제 기를 꺾었습니다. 6년째 꾸준히 일하는 저를 보고 보기보다 믿음직스럽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사실은 이 일 안하면 다시 세상으로 나갈까봐, 나 자신을 못 믿어 여기 묶어놓고 있어요"
’찌꺼기’가 남아있는 것 같다는 김씨는 그런 전도사를 일반 교회에서는 안 받아줄 것 같기도 했고 이 아이들을 만나면서 왠지 동질감을 느껴 마약선교에 전념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나눔선교회에는 현재 약 50명이 재활을 꿈꾸며 공동생활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여성도 10여명 포함돼 있어 김씨를 안타깝게 한다. 그녀가 하는 일은 행정으로부터 행사기획, 홍보, 후원자 관리, 장보기까지 온갖 잡다한 일. 특히 상처가 깊은 아이들을 따뜻하게 도닥거려주는 일은 여성의 섬세함이 필요한, 김씨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6년동안 한인 청소년 사이에 마약사용이 수직급상승하고 있다고 전한 김씨는 이런 기관이야말로 여성 봉사자들이 많이 필요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워낙 예민한데 남자들은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
"사실은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번 들 정도로 힘든 사역이예요. 매일 사건의 연속이고 별별일을 다 겪게 되죠. 머리끄댕이 잡힌 적도 있어요. 그래도 떠나지 못하는건 동역하는 목사님들의 헌신된 모습과 변화되는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기쁨입니다"
청주대 의상디자인과를 나온 김성신씨는 실내장식 공방을 운영하다 90년 도미, 미주장로회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하면서 동기였던 한영호목사의 권유로 나눔선교회 사역을 시작했다. 싱글로 살고 있는 김씨는 굳이 독신을 고집하는건 아니지만 여기서 일하면서 남자에 대한 환상도, 신뢰도 잃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또 마약선교라는 특수사역은 자기 라이프를 희생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어서 결혼은 엄두를 못 낸다는 그녀는 그러나 사실은 "정말 괜찮은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귀뜸했다. <정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