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세 기록왕 헨더슨이 ML 무대를 서성대는 까닭은…
’철인’ 칼 립킨 주니어(전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나이 앞에 굴복했다. 토니 그윈(전 샌디에고 파드레스)도 도도히 흘러가는 세월의 강물 속에서 더 이상 ‘영원한 3할 타자’일 수 없었다. 마흔을 갓 넘긴 두 영웅은 지난해 정규시즌을 끝으로 현역선수 유니폼을 벗고 마이너팀 구단주(립킨 주니어)로 대학 감독(그윈)으로 각자 제2의 야구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홈런 제조기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역시 코앞에 닥친 마흔 나이와 끝내 놔줄 낌새를 보이지 않는 부상 악령에 두 손을 들었고.
이들보다 더 나이든 ‘통산기록 3관왕’ 리키 헨더슨(43). 이미 10년 넘게 움켜쥔 메이저리그 통산 도루왕(현 1,395개) 타이틀에다 지난해 볼넷왕(현 2,141개)과 득점왕(현 2,248득점) 타이틀까지 보탠 그는 2001시즌 최종전에서 통산 3,000안타 고지에 올라서며 끝없는 기록행진에 화려함을 더했다.
"적어도 한 시즌 더."
모든 것을 다 이룬 듯한 ‘노병’ 헨더슨이 여전히 현역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해 몸담았던 파드레스의 부름을 받을 게 거의 확정적인 가운데 자니 데이먼 ‘가출’로 선두타자 구인난에 허덕이게 된 오클랜드 A’s로부터도 유혹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는 소문이다. ‘정규시즌 챔피언 포스트시즌 중간치기’로 2001년을 마감한 시애틀 매리너스도 그의 뉴 하우스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헨더슨의 질긴 몸부림은 그리 호의롭지 않은 뒷말을 낳고 있다. 야구에 대한 집념과 사랑에서 비롯된 퇴역 거부가 아니라 립킨 주니어·그윈·맥과이어 등 명성에서 앞서는 수퍼스타들과 같은 해에 은퇴할 경우 5년 뒤 ML 명예의 전당 후보 선정 때 1차 직행권을 못 받을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계산에서 부득불 선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딱 잘라,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올해 은퇴해야 훗날 명예의 전당에 ‘보다 폼 나게’ 진입할 수 있다는 헨더슨다운 계산법이 크게 작용했다는 풀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야구선수’라고 자찬하는 등 가벼운 입놀림 때문에 실력에 비해 홀대를 받아온 헨더슨으로선 또 하나의 ‘억울한 오해’일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런 헨더슨이었기에 숙명처럼 들어야 하는 ‘그럴싸한 해몽’이기도 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