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김성만씨 시카고 방문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80년대 시카고 한인 사회에서 자주 오르내리던 사건이다. 시카고 남쪽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교에 재학중이던 대학생들이 간첩단을 조직했다는 이 사건은 대학가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 혐의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1985년부터 13년 2개월을 옥중에서 보낸 김성만(44)씨가 국제 인권운동 연대의 중요성을 홍보하기위해 시카고를 방문했다.
지난 4월20일부터 5월1일까지 국제 사면위원회와 일리노이주립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강연회에 강사로 초청된 김씨는 이재현 박사를 비롯, 유엔 국제 인권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등의 구명운동과 시대 변화에 힘입어1998년 석방됐다.
오랜만에 시카고를 방문한 김씨는 “1980년대 초반에는 국민들이 신군부가 군사정권을 휘둘러 정부를 탄압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여서 사회전반에 걸쳐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다. 이 때 전두환 정권은 유학생 간첩사건을 터뜨리고 유학생과 연계해 한국 대학생들이 북한의 사주를 받고 있다면서 민중운동 탄압 계기로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을 촉발시킨 듯하다”고 설명했다.
애국심반 호기심반으로 조국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을 달래던 김씨는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에 재학중이었던 당시 헝가리 대사를 만나 시국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는데 10일간 평양을 방문했던 양동화씨를 비롯, 황대권, 이창신씨 등과 함께 어느 날 갑자기 ‘구미유학생 간첩단원’으로 몰렸다.
이제는 여유있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김씨는 미국제사면위원회의 후원으로 지난 해 ‘Enduring the darkness’라는 제하의 옥중서한집을 출간했고 현재 민간차원에서 남북화해 협력을 촉구하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북한이 너무 못살아서 같이 못살게 될까 두려워 남북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청소년들의 반응을 들을 때마다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기위해 정치, 경제, 철학 등 분야의 책을 다독하라”고 조언하고 싶고 이들에게 통일의식을 심어줄 30-40대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30-40대의 상당수가 이미 기존 체제에 흡수됐다. 기존 체제에 편입됐을 지라도 부패와 부조리가 없는 새로운 한국을 창조하기 위해 스스로 부패와 부조리를 떨쳐버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김씨를 조각된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18일 한국 MBC 방송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60분)’를 통해 재조명될 예정이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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