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반도체 사업내 노노갈등
▶ 노조 보상격차 줄이겠다 공언에도 비메모리 성과급 예상보다 42% ↓
▶ “고졸 생산직보다 적게 받아”성토
▶ 비메모리·공통사업부 반발 커지고
▶ DX도 노조 재가입, 부결 기류 확산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타결한 성과급 잠정 합의안을 두고 사업부별로 이해관계가 달라지면서 노노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가 메모리와 비메모리·공통 사업부 보상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4억 원까지 벌어지며 내부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한 잠정 합의안이지만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추인받지 못하면 폐기되고 성과급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1일 노조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타결된 잠정 합의안에 대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공통 조직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소속 사업부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비메모리 사업부 조합원들은 노조 지도부를 향해 당초 기대했던 재원 배분 비율이 잠정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측은 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재원의 70%를 부문 전체에 배분하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차등 지급하자는 안건을 고수했다. 하지만 잠정 합의안은 부문 40% 대 사업부 60% 비율이 반영됐다. 사측이 강하게 주장한 배분율이 사실상 합의안에 담긴 셈이다.
잠정 합의안은 영업이익으로 해석되는 사업성과 10.5%가 재원이다. 약 300조 원을 영업이익으로 가정하면 비메모리 성과급은 기존 예상치인 2억 8000만 원에서 1억 6200만 원으로 42%가량 줄었다. 반면 메모리 사업부 조합원은 배분율이 더 커져 약 5억 7000만 원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2억~3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던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격차가 4억 원가량으로 벌어진 것이다.
사내 게시판에는 잠정 합의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비메모리 조합원은 “포닥(박사후과정)까지 마치고 시스템LSI에 입사했지만 메모리 고졸 생산직보다 성과급을 적게 받는 상황”이라며 “적자 사업부라는 낙인까지 찍혀 패배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재원의 60%가 배정된 사업부 내에서도 메모리 사업부와 공통 사업부 간의 불균형이 심해진 점이다. 합의안에 따라 반도체연구소, 테스트&패키지(TSP) 총괄,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등을 포함하는 공통 사업부 조합원들은 재원의 40%를 부문 재원으로 배분받고 나머지 재원(60%)에 대해서는 메모리 사업부 지급률의 70%를 받게 됐다. 한 공통 사업부 관계자는 “현 잠정 합의안으로는 부문 재원 배분을 공평하게 받지 못한다”면서 “DS 부문 전반에 기여하는 조직임에도 산출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공통 사업부 내에서 잠정 합의안에 대한 거부 의견이 확산되면서 22일부터 시작될 전체 조합원 투표도 ‘시계 제로(0)’ 상황에 진입하게 됐다. 전날 기준 공동투쟁본부 소속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약 7만 1000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1만 6000명 등 8만 7000명이다. 이 가운데 약 84%인 7만 3000명이 DS 부문, 1만 4000명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DX 부문 4000명으로 구성된 동행 노조는 당초 공동투쟁본부에 포함돼 있었으나 공동교섭단 탈퇴를 통보한 바 있다. 현재 동행 노조가 교섭단에서 빠지면서 잠정 합의안에 대한 투표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
투표는 과반인 약 4만 3500명의 찬성표를 얻어야 통과된다. 이번 성과급 협상에서 사실상 소외된 DX 부문 조합원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DS 부문에서 2만 9500명의 반대표가 나오면 잠정 합의안은 부결된다. 잠정 합의안에 불만을 표출하는 비메모리와 공통 사업부 조합원은 각각 약 2만 명, 2만 3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업부에서 69%의 표가 이탈하면 잠정 합의안은 무위로 돌아간다. 이 경우 합의를 이끈 현 지도부는 사실상 붕괴하고 온 나라를 흔들었던 성과급 협상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영현 DS 부문장 겸 부회장은 이날 담화문을 발표하고 DS 부문 임직원에게 잠정 합의안 수용을 호소했다. 전 부회장은 “장기간 이어진 협상 과정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욱 책임감을 갖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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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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