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특검 기소 ‘체포방해’ 재판 출석… “비화폰 기록 삭제 없었다”
▶ 증인으로 나온 김성훈 前경호처 차장 “尹, 서버 삭제주기 물어”
▶ 尹, 특검 ‘김건희’ 호칭에 발끈…”아무리 그래도 김건희가 뭐냐”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9.26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서버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비화폰 기록 삭제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 집행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첫 공판기일에 출석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재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경호처에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7일 첫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화폰 운영 규정에 관해 물었고, 제가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 규정대로 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통화에서 비화폰 서버는 얼마 만에 한 번씩 삭제되는지 물어 이틀 만에 삭제된다고 답했고, 더 이상 말씀은 안 하시고 끊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장은 "그러고 나서 '수사받는 사람들의 비화폰을 그대로 그냥 놔두면 되겠느냐. 아무나 열어보는 게 비화폰이냐. 조치해야지'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김대경 전 대통령경호처 지원본부장에게 연락해 '보안조치'를 지시했고, 이는 접속을 제한해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삭제 지시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혀 삭제 지시를 할 이유가 없다"며 "김 전 본부장이 삭제 지시라는 단어를 써서 제가 보안조치를 하라고 정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화폰 기록에 관한 신문이 오가자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제가 아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한 말씀 드린다. 비화폰을 처음 받고 경호처장에게 통화내역이 어떻게 관리되냐고 물었더니 정권이 바뀔 때 전부 삭제하고 다음 정권에게 넘겨준다고 했다"며 "이틀 만에 삭제되는 것도 아니고, 실제 통화내역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호 목적 때문에 상당 기간 (기록을) 갖고 있다"며 "삭제 이런 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말씀드린다"고 했다. 비화폰 서버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반대신문 과정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해임된 후 비화폰을 반납하지 않고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자 김 전 차장에게 비화폰 관련 지시를 했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홍 전 차장이 언론에 비화폰을 공개한 게 '보안사고'에 해당하니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홍장원 폰이 언론에 까진 것 봤냐'고 물으니 증인이 저에게 '맞다. 보안사고'라고 했다"며 "그래서 '(탄핵 이후) 직무배제된 사람들이 많은데 (비화폰은)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증인이 '규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통화해보니 홍장원 케이스를 막을 보안 규정이 있다고 했고, 규정이 뭐냐고까지 묻기는 뭐하니 '알았다. 조치하라'고 말했다"며 "홍장원 해임 조치 이후 폰이 언론에 나오는 걸 보고, 어떻게든 보안사고가 안 일어나게 (하려고 했다.) 언론에 공개되지 않도록. 국가 기밀 통신망이 (공개되는 건) 창피스럽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김건희 여사와 김 전 차장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김 여사가 김 전 차장에게 'V(윤 전 대통령)이 압수수색에 대해 걱정한다'고 보내자, 김 전 차장은 '압수수색이니 체포니 걱정하지 말라. 끝까지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당시 영부인이던 김건희가 압수수색에 대해 피고인이 우려한다는 취지의 말을 증인에게 하는 내용"이라며 "당시 피고인은 압수수색을 저지하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제가 26년 검찰에 있으면서 압수수색영장을 수없이 받아봤다. 여기(대통령실)는 군사보호구역이고, 청와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고 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군통수권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막 들어와서 압수수색을 한다는 건 우리나라 역사에 없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제가 이걸로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을 우려해 방해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그리고 아무리 그만두고 나왔다고 해도 김건희가 뭐냐"며 "뒤에 여사를 붙이든 해야 한다"고 특검팀에 쏘아붙이기도 했다.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이 통화에서 '국방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에 포함돼 있다. 군사보호구역이니 함께 포함해 고려해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 공관은 괜찮지 않겠느냐고 생각할까 봐 군사보호구역이니까 기본적으로 똑같다는 걸 주지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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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놈 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