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 멈추는 시간 길수록 청력 손상 더 심해진다
잘 때 호흡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청력 손실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숨을 멈추는 시간이 길수록 청력 손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미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은 2014∼2023년 수면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을 1대1로 매칭해 청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무호흡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단순 코골이와는 다르다. 코골이는 상기도 협착으로 인한 저항 때문에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호흡은 이뤄진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쇄되거나 호흡하려는 노력 자체가 없어 호흡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 숙면을 방해한다.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함께 자는 가족 등이 증상 여부를 확인해줘야 한다.
연구팀은 500㎐(헤르츠), 1㎑(킬로헤르츠), 2㎑, 4㎑, 8㎑ 등 5개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을 평가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더 나빴다. 특히 2㎑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긴 그룹의 청력 손실이 더 심각했다.
연구진은 수면무호흡이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원인을 저산소증과 산화 스트레스에서 찾았다. 수면무호흡증 탓에 혈중 산소 수치가 감소해 귀로 가는 미세혈관에 혈류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청각 기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원활한 산소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산소 재공급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증가해 신경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이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청력을 보호하는 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83만 5223명에 달했다. 이 중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15만 3802명이었다.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등 정신적인 질환도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잠잘 때 양압기(CPAP)를 사용하면 기도를 열어줘 산소 부족을 방지하고 청력 손실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 및 절주를 병행하면 무호흡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옆으로 자는 수면 자세를 유지하면 기도 폐쇄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 구강 내 장치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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