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대선 TV토론 인신공격·독설 ‘난타전’ 경제·낙태·불법이민 등 현안마다 입장차 충돌
▶ “패배자” “최악 대통령” “범죄자”…악수도 안해 감기든 바이든 ‘어눌·무기력’ 고령 논란 재점화

지난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첫 TV토론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백악관의 주인 자리를 두고 4년 만에 재대결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첫 대선 TV토론이 지난 27일 열린 가운데 이날 토론은 상대에 대한 '존중심'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지금까지의 초박빙 판세를 뒤집을 변수로 주목받은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령 리스크에 따른 후보 사퇴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고,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장과 거짓말을 뒤섞은 특유의 화법으로 불편한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피해 가면서도 더 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 이슈 격돌
두 후보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90분간의 TV토론에서 경제, 낙태, 불법 이민,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복지, 마약 등 주제마다 격돌했다.
첫 주제인 경제 문제에서부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줬다고 주장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반격하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은 전쟁범죄자"라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다른 유럽 동맹과 미국도 안전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확실한 대조를 이뤘다.
낙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에 많은 여성이 반발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공세를 취할 수 있는 현안이지만 그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는 각 주가 판단해야 할 문제이며 강간이나 불륜, 임신부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적인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료하게 설명했다.
대선 결과 승복 여부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라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면서도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가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대선사기 주장을 어떤 법원에서도 인정하지 않은 사실을 상기시킨 뒤 "당신은 투덜이(whiner)이기 때문에, 당신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인신공격 난무 난타전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가 바로 옆에 선 상대에게 쓴 호칭은 전·현직 최고 지도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패배자'(loser), '호구'(sucker·이상 바이든이 트럼프에 대해), '이 자'(this man·트럼프가 바이든에 대해), '최악의 대통령'(두 사람 다 상대에 대해) 등의 표현으로 상대방을 불렀다.
90분간의 토론의 내용 면에서도 상대를 비판하고 헐뜯는 네거티브 발언들이 정책이나 비전 제시를 압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을 추행한 데 대해 벌금으로 몇십억 달러를 내야 하는 거냐", "부인이 임신했을 때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가졌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여과 없이 거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길고양이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깎아 내렸다.
이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르노 스타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반박한 뒤 "그(바이든)가 문장의 마지막에 무슨 말을 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를 것이다"라며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을 건드렸다.
또한 두 후보는 상대를 '범죄자'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 관련 회사 서류 조작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받은 중죄인"이라고 칭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바이든)는 그가 한 모든 일 때문에 '유죄 받은 중범죄자'가 될 수 있다"며 "그는 끔직한 일들을 했다. 이 자는 범죄자"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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