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기획/ 한인들 약물중독 사망 실태
▶ 펜타닐·필로폰 혼용 치명적
▶ 올들어 벌써 LA서 2명 숨져
▶ 20대부터 중장년까지 확산
▶ “손대지 않는 것이 최선”
한인사회에서 마약 및 위험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펜타닐과 메탐페타민(일명 필로폰) 등이 LA 카운티에서도 지역사회 일상 깊숙이 침투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인 사망 사건이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소량만으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성이 강력하게 경고되고 있지만, 개인 주택부터, 길거리, 병원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안타까운 희생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올해에도 벌써 2명의 한인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LA 카운티 검시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 42세 한인 남성 M씨가 LA 웨스트레익 지역의 한 길거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검시국은 그의 사인을 ‘펜타닐 및 메탐페타민의 영향’으로 규정했으며 의도치 않은 사고로 판정했다.
불과 나흘 뒤인 1월24일에는 37세 한인 남성 K씨가 할리웃 지역 주택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망 원인 역시 ‘펜타닐 및 메탐페타민의 영향’이었으며 역시 우발적 사고로 기록됐다. 이는 치명적인 두 마약성 물질의 혼용이 새해에도 한인사회 내에서 심각한 생명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비극은 올해 갑자기 발생한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인 2025년 한 해 동안에도 LA 카운티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고사한 한인은 최소 9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사망 기록을 분석해 보면, 20대 초반의 청년층부터 50대 중후반의 중장년층까지 연령대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어 마약의 위협이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2025년 사망자들의 구체적인 사인을 살펴보면, 메탐페타민과 펜타닐이 단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2세 남성 안모씨는 자신의 자택에서 펜타닐의 영향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41세 남성 김모씨 역시 자택에서 펜타닐과 메탐페타민의 복합 작용으로 사망했다.
단순 불법 마약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처방약이나 일상적인 알코올이 마약류와 결합하여 치명타를 입힌 사례도 적지 않다. 35세 여성 김모씨는 화장실에서 알코올과 펜타닐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숨졌으며, 46세 남성 서모씨는 메탐페타민과 강력한 마약성 처방 진통제인 ‘하이드로모르폰’의 혼합에 의한 급성 중독으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더욱 복잡한 약물 혼용 사례도 보고되었다. 56세 남성 조모씨는 자택에서 코카인을 비롯해 코데인, 모르핀, 옥시코돈 같은 강력한 마약성 처방 진통제, 그리고 항불안제인 알프라졸람까지 다수의 약물 영향으로 사망했으며, 울혈성 심부전까지 동반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32세 남성 김모씨, 56세 남성 김모씨, 28세 남성 박모씨, 37세 여성 김모씨(무산소성 뇌병증 동반) 등 다수의 한인들이 메탐페타민 중독 및 그 영향으로 병원과 자택 등에서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
지역사회에서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마약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실의 지난달 31일 발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주방위군을 투입해 국경에서의 지능형 마약 단속을 지원해 온 결과,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지역 사회에 유입되기 전 압수한 펜타닐의 양만 무려 3만 7,000파운드에 달한다. 이는 치사량에 해당하는 펜타닐 알약 약 5,400만정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로, 금전적 가치로는 5억 1,300만달러 이상이다. 치명적인 펜타닐은 주로 국경 검문소를 통해 밀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까지 이어진 한인들의 잇따른 ‘우발적 사망’은 국경에서의 1차적 방어를 넘어, 지역 사회와 가정 내에서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실질적인 경각심 고취와 예방 교육이 시급함을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방의 출발점은 ‘처음부터 손대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극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고, 강한 의존성과 정신·신체 훼손을 일으켜 한 번의 호기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예방을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반복적으로 교육하고,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상담·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알약이나 가루는 절대 복용하지 말고,주변인의 급격한 행동 변화와 정서 불안을 조기에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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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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