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례 주주서한서 경고… “시스템적 위험 초래 가능성은 높지 않아”
▶ 이란 전쟁發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 “금리상승·자산가격 하락 초래 가능”
미국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6일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이날 연례 주주서한에서 "언젠가 반드시 신용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레버리지 론 전반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경제 환경을 고려한 예상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레버리지 론이란 부채 비중이 높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대출 형태로 조달한 자금을 말한다.
다이먼 CEO는 "신용 기준이 사실상 전 부문에 걸쳐 완화돼왔다"며 미래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가정, 느슨한 대출 약정, '페이먼트인카인드'(PIK·이자 납부 없이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 활용 증가 등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그는 "사모대출의 경우 대체로 투명성이 높지 않고 엄격한 대출평가 기준이 부재한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실현된 손실이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도 시장 환경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만으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사모대출이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을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사모대출 시장을 향한 신용 위험성 경고 속에 블랙스톤, 아레스, 아폴로, 블루아울 등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고객들의 줄 이은 환매 요청에 직면하고 있다.
다이먼 CEO는 사모대출 방식으로 이뤄진 레버리지 론 시장 규모가 약 1조8천억 달러로 미국 전체 하이일드 채권 시장 규모(1조5천억 달러)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등급 채권 시장(13조원), 주거용 주택담보대출 시장(13조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보면 사모대출이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다이먼은 진단했다.
다이먼 CEO는 앞서 지난해 10월 미 기업 퍼스트프랜즈와 트라이컬러 파산 사태 이후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아마도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해 사모대출을 포함한 신용시장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다이먼 CEO는 현재 진행 중인 미·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전쟁이 에너지 가격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이 예측 불가능한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이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며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으로 인해 각국은 조선업, 식품,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차질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 지정학적 사태의 결과가 향후 글로벌 경제 질서가 전개되는 방식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악재가 한꺼번에 겹칠 경우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지만 침체가 나타나는 양상은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동반한 경기침체, 즉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티의 불청객'(skunk at the party)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고 서서히 올라가는 상황일 수 있다고 다이먼은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이 올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것만으로도 금리가 상승하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자산 가격 하락은 어느 시점에 심리를 급격히 바꿔놓아 현금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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