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BS, CS 아시아 직원들에 “잔류하면 인센티브 제공” 약속
크레디트스위스[로이터=사진제공]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대 경쟁사 UBS로 인수되면서 이탈하는 인재들을 잡기 위해 최근까지 채용을 줄이고 감원까지 했던 미국 월가 은행들이 나섰다.
도이체방크,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가 크레디트스위스 출신 IB·자산관리 부문 임직원 일부를 채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뉴욕과 런던에서 이들의 채용 협상이 진행 중이고 몇몇 헤드헌터들은 심지어 크레디트스위스 본사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로 날아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사실상 붕괴로 인한 충격파가 시장 전체에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경쟁 은행들에는 핵심 인력과 사업을 확보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UBS는 인수 발표 당시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IB 부문을 축소할 계획이며 인력 감축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나 랄프 하머스 UBS 최고경영자(CEO)는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분 80억 달러(약 10조3천억원) 중 60억 달러(약 7조8천억원)가 인력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UBS로 인수되기 전 크레디트스위스가 밝혔던 구조조정 계획 중 IB 사업을 CS퍼스트보스턴 브랜드로 분리하는 계획도 불확실해졌다.
소식통들은 UBS가 이 계획을 추진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대신 가장 뛰어난 IB 담당 임직원들만 선별해 남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크레디트스위스의 일부 임직원들은 UBS로 가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대신 다른 경쟁사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월가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과 실적 부진에 대응해 감원과 채용 규모 축소에 나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UBS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아시아 지역 임직원의 유출을 막기 위해 잔류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 크레디트스위스 임원이자 현 UBS의 자산관리 부문 책임자 이크발 칸은 홍콩에서 현지시간 24일 열린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인센티브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가 완료되기 전에 경쟁사들이 소중한 인력과 고객들을 빼갈까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1조 달러(약 1천300조원)가 넘는 크레디트스위스의 고객 자산은 UBS가 자산관리 부문 세계 1위가 되고자 하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핵심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에서의 인재 유출이 심각한데, 작년 9월 이후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최소 12명의 상무 이사급 프라이빗뱅커(PB)가 크레디트스위스를 떠났거나 떠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퇴사한 고위직 중 일부는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가 넘는 고객 자산을 관리했고, 관리하던 자금의 최소 25%에서 최대 60%까지 새 회사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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