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2일 누적 득표율 기준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3위에 안착했다.

전날 대구·경북(TK) 권리당원 투표뿐 아니라 일반 당원과 국민 대상으로 하는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전하면서 정세균 전 총리를 가볍게 따돌렸다.

추 전 장관은 이날 발표된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11.67%(5만7천977표)를 얻으면서 누적 집계 기준으로 6만3천122표(11.35％)를 확보해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3위 경쟁을 벌이던 정 전 총리(4.27％·2만3천731표)는 큰 격차로 4위로 내려앉았다.

추 전 장관은 전날 대의원·권리당원 위주의 대구·경북 순회 경선에서도 14.84%(1천741표)를 차지하면서 15%에 가까운 '깜짝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대규모 일반 선거인단 결과라는 점에서 '서프라이즈' 성과로 평가된다.

'추윤 사태'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했던 추미애 전 장관에 대한 지지가 강성 권리당원을 넘어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일반 유권자에서도 확인됐다는 의미에서다.
당내에서는 윤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확산하면서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추미애가 옳았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 추 전 장관의 득표율 상승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지사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일부가 추 전 장관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전 장관과 일부 지지층이 겹치는 이 지사가 안정적 과반을 확보하면서 소신 투표에 나섰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비로소 두 자리 숫자에 올라선 날"이라면서 "검찰이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군림했지만 그 이면에는 직접 권력을 잡겠다는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께서도 (저와) 판단을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을 오늘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당심에서는 일부 밀리더라도 민심의 지지를 토대로 안정적 3위는 가능할 것으로 믿었던 정세균 전 총리는 이번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1차 선거인단의 경우는 각 캠프가 대대적으로 조직력을 동원했다는 점도 충격을 더한다. 정 전 총리 캠프는 전체 선거인단의 20% 정도를 확보, 일부 이탈표를 제외해도 두 자릿수 득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부는 정 전 총리의 경선 포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 전 총리는 투표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걱정이 많다. 제 입장에선 실망스럽다"면서도 경선 완주를 묻는 말에는 "다른 생각이 없으면 그런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