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무부 상황보고서 공개… “승객 정보 대거 누락 항공편 착륙”
▶ 보호자 없는 어린이도 수백명·19개월 유아 사망…전염병 우려도 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피란민들이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 공군 수송기 C-17에 탑승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은 이달 말 철군 시한을 앞두고 대피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최대한 효율적 대피였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에도 탑승객 정보가 대거 누락된 항공편부터 혼잡한 천막촌까지 아프가니스탄 마지막 대피 과정이 극심한 혼란의 연속이었음을 보여주는 문건들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보건복지부와 국토안보부, 국방부에서 국무부에 보낸 이메일과 문건, 관리들 및 난민 인터뷰를 통해 대혼돈 속의 대피 과정을 전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탈레반의 카불 장악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질서 있는' 대피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아프간을 탈출한 피란민들이 모인 카타르 도하의 미군 기지는 승객 명단 없는 항공기 착륙부터 비위생적인 난민촌 수용까지 무질서 그 자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공수 작전을 '대단한 성공'으로 칭한 지난달 31일, 아프간 4대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출발한 전세기 한 대가 도하의 미군 기지에 도착했다.
아프간인 수백 명이 탑승한 이 전세기는 전직 해병대의 로펌 것으로 알려졌으며 탑승자들에게 미군 협력자들을 위한 특별 비자 대상 자격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이날 이메일에서 이런 식으로 착륙 허가를 요청하는 '불량' 항공편이 다수이며 도하에 서류가 아예 없는 사람 등 '무국적' 상태의 300명이 있다고 적었다.
난민 1만5천명은 이미 미군 기지의 격납고와 임시 천막에 꽉 들어차 있었으며 이들 가운데 부모가 동행하지 않은 어린이도 229명에 달했다.
혼잡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탈수, 노로바이러스, 콜레라에 대한 우려가 늘던 도중 19개월 된 어린이가 이미 가지고 있던 증세로 숨졌다는 보고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대피자가 12만명 이상이라고 말했지만, 정확한 수는 여전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4만명이 워싱턴DC와 필라델피아 인근 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으며 당국자들은 다음 주까지 1만7천명이 추가 도착할 것으로 본다.
당국자들은 잠재적 위험을 없애고자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지문, 사진 등 신체 정보를 입력하는 등 신원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문건에 따르면 미국에 도착한 탑승객이 소지한 비자나 시민권이 불분명한 것은 물론이고 아예 수십 명에 대한 정보가 아예 누락된 항공편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240명을 태우고 워싱턴DC의 덜레스공항에 도착한 한 항공편의 탑승객 명단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1명을 포함해 미국인이 '약 3명' 있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난민들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혼란스러운 상황은 여전하다.
보건 당국자들은 애초 코로나19 검사와 확진자들에 대한 자가격리 공간을 마련하려 분주했지만,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무산됐다.
100명 이상 어린이가 보호자 없이 미국에 입국해 미 보건복지부 감독 시설로 옮겨졌다.
지난 1일 3천800명을 포함해 2일까지 덜레스 공항에서 난민 절차 수속 사무소로 보내진 아프간인은 2만6천100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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