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연일 급증하는 감염자와 사망자수, 실업률 기록 갱신, 소매업체 파산 등 우울한 뉴스가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스테이앳홈 명령으로 차량 운행이 줄어들고 전 세계 국가의 여행제한 조치로 항공편 운항이 줄자 지구 공기가 맑아지고 대도시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됐다는 뜻밖의 기분 좋은 소식도 들렸다.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구 대기오염까지 중단시킨 것이다. 코로나의 역설이었다.
그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정부 및 각 카운티들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식당에서는 투고나 배달만 허용됐다. 코로나19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뉴노멀 시대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새로운 생활에 어느덧 익숙해졌지만 지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라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에 열린 LA 카운티의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인 해변 청소의 달 행사에서 2,300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4만개 이상 쓰레기를 수집했다. 그 중 마스크, 일회용 장갑 같은 개인보호장비(PPE)가 750개 이상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식기, 빨대, 뚜껑 등 일회용 식기 2,772개와 테이크아웃 일회용 용기 1,366개도 수거했다.
지난 30년 동안 LA 카운티 해변 청소의 날 행사를 개최한 비영리단체 힐더베이는 일회용 개인보호장비 수거가 올해 처음이고 게다가 유리병을 앞지른 10번째로 많은 쓰레기 항목이어서 놀라웠다고 밝혔다. 힐더베이는 “음식 일회용 용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으면 거리와 강과 바다가 쓰레기가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가장 많이 수거된 10가지 쓰레기 항목 중 개인보호장비 및 담배 꽁초를 제외하고는 모두 음식 또는 음료 관련 쓰레기로 음식포장지(3,717개), 병뚜껑(3,002개), 플라스틱병(1,107개), 비닐봉지(1,040개), 플라스틱컵과 접시(889개), 음료캔(762개) 등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플라스틱 음식관련 쓰레기가 대량으로 나왔지만 2014년 주 전역 대형식품점의 일회용 비닐봉지 제공 금지가 실행된 후 비닐봉지 쓰레기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확산이 지속되면서 테이크아웃 용기와 마스크와 장갑 같은 예상치 못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 뿐만 아니라 지구도 아프다. 바이러스 두려움이 사라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마스크와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지구는 또 다른 팬데믹을 맞이할지 모른다.
오늘 당장 실내가 아닌 야외활동에서 일회용 마스크 대신 천 마스크를 착용하고 요식업계가 재활용 가능한 테이크아웃 용기를 사용하며 일상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여나가야 한다. 코로나 시대 친환경 캠페인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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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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