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지붕 두 대통령 폭탄 테러, 미군 철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가운데)이 9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새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AP]
지난 9일(현지시간) 오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 지난달 재선이 확정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취임식이 한창이었다. 들뜬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별안간 행사장 인근에서 로켓이 터지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같은 시간 카불에서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최고행정관의 대통령 취임식도 열렸다. ‘한 지붕 두 대통령’이란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또 미군은 아프간을 떠날 채비에 들어갔다.
모두 이날 하루에 일어난 일들이다. 지난달 29일 19년 전쟁을 끝내겠다며 미국과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이 맺은 ‘평화합의’의 현주소다. 서명 2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평화가 설 자리는 없었다. ‘항구적 정전’ ‘내부정치 안정’ ‘무장단체 폭력 종식’ 등 이행되고 있는 합의 조건 하나 없건만, 미군은 1단계 철수를 강행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를 배제하는 순간부터 분열은 예견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합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이날부터 정전을 목표로 협상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정부 측이 정파 분열로 협상에 나설 대표단을 구성하지 못해 언제 대화 테이블이 마련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대선 득표율 2위를 차지한 압둘라 최고행정관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여전히 자신이 적법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국 전환기를 틈타 IS도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이날 테러 사상자는 110여명에 달했다. “아프간이 더 이상 무장조직의 활동무대가 돼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이 탈레반 측에 요구한 합의 사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미군은 이날 철수를 시작했다. AP통신은 “미군 수백명이 아프간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135일 안에 병력을 8,600명까지 줄인다”는 합의문 약속을 미국만 따른 셈이다.
아프간에서 발을 빼기 위해 불협화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속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확실히 증명됐다. 그는 6일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을 장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운명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어떤 혼란이 생겨도 철군만큼은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WP는 “트럼프는 대선 국면에서 전장의 미군을 안전한 본국으로 데려와 정치적 치적으로 내세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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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월남 이랔크 아프카니스탄 리비아 소말리야....이게 미국의 현주소지요....대한민국도 더이상 미국에 기대지말고 자주독립할수잇는통일에 온힘을 낼때가많이늦엇지만 그리해야합니다 하루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