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표차로 가결…상원 거친 뒤 ‘여왕 재가’
▶ 31일 EU와 결별, 연말까지 미래관계 협상

9일 영국 하원에서 마침내 브렉시트법이 통과됐다. 사진은 전날 브렉시트 반대론자들이 런던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P]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하기 위한 법안이 영국 하원의 관문을 최종 통과했다.
영국 하원은 9일(현지시간) EU 탈퇴협정 법안(WAB)의 제3독회 표결에서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99표차 가결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만에 마침내 의회가 EU 탈퇴 조건을 승인한 것이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시행법(국내법)을 말한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하원을 최종 통과한 탈퇴협정법은 이제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이 된다. 다만 상원에서 법안을 수정하면 하원에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한다. 앞서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실시된 제2독회 표결에서 EU 탈퇴협정 법안은 찬성 358표, 반대 234표로 124표차 가결했다. 이후 하원은 위원회 단계에서 사흘간 EU 탈퇴협정 법안에 대한 검증 및 추가토론을 실시한 뒤 이날 제3독회 표결을 벌였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법안 통과 후 “이 나라는 브렉시트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오늘 결과는 이같은 목표를 향한 매우 중대하고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의회와 별도로 유럽의회가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영국은 오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와 결별하게 된다. 이후 연말까지로 설정된 전환(이행)기간 동안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에 나서게 된다.
앞서 영국은 2016년 6월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전체의 52%인 1,740만명이 EU 탈퇴에, 48%인 1,610만명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이후 브렉시트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2018년 11월 EU와 합의에 도달했으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잇따라 부결되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7월 말 취임한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천신만고 끝에 EU와 재협상 합의에 성공했지만, 역시 의회의 벽에 부딪히자 의회 해산 후 조기 총선 카드를 빼 들었다. 지난달 12일 열린 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하원 과반 기준(326석)을 훨씬 넘어서는 365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의회 내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끝낼 기회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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