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6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으로 가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마지막 순간에 운전대를 콜로라도 로키스에 빼앗겼다. 이번 주말 영원한 앙숙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적지에서 펼쳐지는 운명의 3연전 시리즈를 모두 다 이겨도 자력으로 우승할 수 없게 됐다. 로키스가 주말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3연전에서 한 번이라도 패하지 않는다면 다저스의 지구 우승은 불가능하다.

로키스는 27일 홈구장인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4연전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시리즈 싹쓸이로 파죽의 7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구단 역사상 첫 지구 우승을 눈앞에 뒀다. 로키스의 불펜투수 오승환은 이날 팀이 3-2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7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1호 홀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평균자책점도 2.69에서 2.65로 낮췄다.

이날 승리로 시즌 89승70패를 기록한 로키스는 이날 경기가 없던 다저스(88승71패)에 1게임차 리드를 잡고 28일부터 정규시즌 마지막 주말경기에 들어간다. 지난 17~19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3연전 시리즈에서 다저스가 로키스를 싹쓸이하면서 다저스가 로키스에 2.5게임차로 앞설 때만 해도 다저스의 우승이 유력해보였으나 이후 로키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필리스를 상대로 파죽의 7연승을 거둔 반면 다저스는 샌디에고 파드레스(2승1패)와 D백스(1승2패)를 상대로 3승3패에 그치면서 한 게임차로 전세가 뒤집혔다.

이로써 다저스는 이번 자이언츠 원정 3연전에 시즌의 운명을 걸게 됐다. 특히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게다가 자이언츠는 이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선발로 내보내 라이벌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희망에 고춧가루를 뿌리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범가너는 당초 26일 선발등판 예정이었으나 그 경기를 건너뛰고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다저스전에 마운드에 오른다. 비록 올 시즌 성적(6승6패, 3.20)은 그답지 못하지만 범가너는 빅게임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강급 투수로 평가되는 선수여서 다저스와 류현진에게 모두 긴장되는 매치업이 됐다. 이 경기는 28일 오후 7시15분(LA시간)부터 시작되며 케이블채널 스포츠넷LA(SNLA)로 중계된다.

한편 다저스가 로키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조 2위에 그치더라도 아직 플레이오프 희망은 있다. NL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놓고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7승21패)에 한 게임 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카디널스는 이번 주말 시카고 컵스(92승66패)와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3연전 시리즈를 치르는데 사실상 3경기를 다 이겨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컵스 역시 밀워키 브루어스(92승67패)와 NL 중부 우승을 놓고 박빙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어 이번 카디널스 시리즈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 다저스로선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