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지도자 은신으로 권력 공백 논란…강경파 “협상은 전략적 실수”
▶ 트럼프 “누가 실권자인지 혼선”…이란 내부서도 “강경파 반기는 자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한목소리를 냈던 이란 정치권이 휴전 이후 다시 분열 양상을 보이며,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대미 협상 여부를 놓고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던 기간 이란 내 정치 세력들은 정권을 중심으로 결집해 '존립을 건 전쟁'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휴전 발효 3주가 지나면서 내부의 기존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향후 대응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 여부다. 특히 초강경파를 중심으로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의 주요 공격 대상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마즐리스) 의장이다. 그는 지난 11일 파키스탄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접촉하며 협상을 주도했다.
강경 보수 성향 '파이다리' 계열 정치인들은 협상팀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침을 충분히 따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파이다리' 계열로 알려진 마흐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현지 언론에 "협상은 완전한 손해이며 누구도 협상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협상팀이 핵 프로그램을 협상 의제에 포함한 것은 "전략적 실수"라고 규정했다.
이란 의회 의원 290명 가운데 261명은 지난 27일 대미 협상팀을 지지하는 성명을 채택했으나, '파이다리'의 주요 인사들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같은 갈등은 최고지도자의 부재와도 맞물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아버지의 죽음으로 최고지도자 자리를 사실상 물려받은 그는 공습으로 인해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수십년간 내부 갈등을 조율해온 원로 지도자들이 공습 초기 사망한 이후 위기관리 경험이 부족한 새 지도부가 최악의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지난 주말 2차 협상단 파견 취소를 발표하며 "이란 지도부에 엄청난 내분과 혼란이 있다.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지 그들 자신을 포함해 아무도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대신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자국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종전 방안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해당 제안이 "예상보다 나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제안을 한 인물이 실제 권한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란 지도부는 단결을 과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사법부 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라는 메시지를 내며 미국 측 주장에 반격했다.
하메네이가 은신 중인 탓에 실질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 조율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대부분이 휴전을 원하고 있지만, 최고지도자와 하부 조직 간의 최소한의 소통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란 내에서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미국·이스라엘과 다시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개혁파 정치인 모하마드 사데그 자바디 헤사르는 "강경파가 계속 반기를 드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공간을 확보하려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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