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뉴저지한인회 이사장 김용만
19살에 미국와 청춘을 빌리지서…30여년간 킴스비디오 운영
한인2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한인회 기반 다져 놓을 것
정부핫라인 개설 벌금·일자리 등 문제해결 중간역할 최선
제28대 뉴저지한인회 김용만 이사장은 뉴욕 문화의 상징인 이스트 빌리지에서 35년간 활동하며 킴스 비디오를 경영, 누구보다도 주류사회를 잘 아는 인물이다. 그의 경험과 연륜이 뉴저지한인회를 어떻게 변모시킬 지 기대가 크다. 뉴저지한인회의 미래에 대해 들어본다.
▲핫라인을 만들겠다
올 1월 제28대 뉴저지한인회 이사장으로 취임, 3월30일 박은림 회장 연임 및 김용만 이사장 취임식을 갖고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 김용만, 그는 한인회에 대한 기대와 함께 걱정도 많다.
“1976년 출범한 뉴저지 한인회는 20만명의 한인들이 사는 지역의 대표 한인회로 정통성이 있다. 한인상권도 나날이 확장되어 팰팍 브로드애비뉴에는 한인상권이 92%를 점유할 정도다. 그런데 한인회가 뉴저지 한인들의 인정을 못받아서는 안된다. 플로리다로 은퇴하기에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30년이상의 비즈니스 경험과 인맥을 동포사회 환원 차원에서, 한인회의 발전을 위해 힘써보겠다.”
김용만은 현재 J & K Funding LLC 대표 및 파이낸셜 컨설던트로 상업 및 개인 부동산 거래 및 투자 자문, 금융 분야 일을 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뉴저지 한인회 심재길 전 회장을 비롯 뉴저지 한인회를 사랑하는 원로로부터 일을 봐달라는 당부가 있었지만 아내의 반대가 있었다.
‘한인회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욕만 먹고 힘이 든다’는 것, 그러나 그는 이 욕 먹을 일을 하기로 정했고 “조심스레 접근하자. 뒤에서 회장을 도와주며 일해보자.”고 결심했다. 미국사회와 다르게 한인사회의 단체 이사장은 재정만 보태주고 수동적인 자세로 있는 것을 자신이 변화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는 뉴저지 한인회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주정부와 카운티정부에 핫라인을 만들겠다. 한인업소가 법규를 위반해 각종 벌금 등을 내야할 경우 한인회가 이 핫라인을 통해 정부와 한인커뮤니티의 중간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려한다. 예를들면 한인관련 이민문제나 한인업소에 고용된 불체자 문제는 심각하다. 그 외 공영 파킹장 문제를 비롯 타운정부와 마찰시 한인회를 적극 이용해달라. 둘째 한인상가 밀집지역의 경찰, 공무원 채용에 한인회가 적극 힘쓰겠다.
주정부, 타운홀, 카운티 정부, 법원, 경찰서, 검찰청 어디든지 1.5세, 2세들의 인턴십 자리를 열겠다. 누구든지 이력서를 뉴저지 한인회로 보내기 바란다. 셋째 뉴저지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본국기업, 한인기업이 뉴저지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부지를 찾아주고 사무실을 찾아주어 동포 경제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겠다. “
▲2세들이 돌아온다
특히 뉴저지 한인회 내에 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 생각이다.
“한인변호사가 매년 200명씩 나오다보니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 한인사회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변호사 10인을 위촉하여 법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작은 일은 대화로 케이스를 조정하겠다. 리테일업자들의 피해를 막겠다.”
현재 뉴저지한인회는 박은림 회장, 사무총장, 30명의 이사들, 자문위원, 부회장 등이 봉사하고 있으며 현재 신규이사를 영입 중이다. “앞으로 은퇴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그 경력, 인맥, 연륜을 한인사회를 위해 쓰도록 진심을 다하여 설득하겠다. 한인회가 잘 육성되면 필요시 긴밀하게 쓰이고 위기때 큰 힘을 낼 수 있다. 정부로부터 공격 받는 일이 있을 때 한인사회 에너지가 집중되어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특히 한인회를 잘 키워놓으면 우리 2세들이 돌아온다. ”
그는 무엇보다도 2세들이 한인회 일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똑똑하게 잘 자란 2세들의 페이스북을 통한 인맥은 어머어마하다. 이들이 한인커뮤니티를 이끈다면 주류사회 경쟁력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지금 보잘 것 없는 한인회라 오지 않는다면 이들이 돌아올 수 있게 기초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사실 2세들이 돌아오면 기금모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1세들의 기금모금 차원이 다를 것으로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한인회는 몇 사람의 개인 사재로,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되어왔다. 어렵게 비즈니스를 하면서 십시일반 어떻게든 도와주려 하는 후원자들에 비해 사업이 안정되고 더욱 커져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한인회가 뭐 하는데냐?, 나는 한인회 없이도 잘 살고 있다, 골치아픈 것 하지 말고 편히 살라는 등 사기만 꺾어놓는다. 이사장이 된 이래 가장 많이 들어온 말들이다. 아직 이들에게 내 말이 안먹혀 든다. 두 번, 세 번 설득할 것이다. 한인회가 리더십이 생기면 누구든 도움이 필요할 때 든든하게 지켜줄 한인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사무국 스태프를 보강하고 정부 펀드도 추진하려 한다.
“매년 9월에 열리는 뉴저지추석맞이 대잔치 후원 업체가 코카콜라, 버라이즌 등 미국기업이 한국기업보다 더 잘 도와준다. 그 전에 한인회가 먼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이스트 빌리지에서 청춘을...
전북 군산 출신인 김용만은 8살의 초등학생 시절 처음 본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가 충격이었다고 한다. 훗날 뉴욕에서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구심점이 된 킴스 비디오를 태동시키는 계기였다.
그가 사는 뒷집에 서울에서 시집 온 새댁이 살았는데 남편은 공군대위였다. 소년 김용만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혼자 심심하게 있던 새댁은 어린 소년을 귀여워하며 16mm 영화를 보여주곤 했던 것이다.
김용만은 72년인 19살에 미국에 이민 왔고 1981년 SVA에서 영화 프로덕션, 1992~1995년 뉴저지 라마포 칼리지 미술학사, 2011년 버겐스쿨 부동산 모기지 대출 및 세일 라이선스, 2013~2015년 페어라이 딕킨슨 유니버시티 MBA를 마쳤다. 대학 1학년이던 1986년 시작한 킴스비디오는 1980년대말~1990년대 비디오 대여 및 판매점 10개 대형체인으로 성장했고 한때 회원수가 2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희귀영화 30만개를 보유, 뉴욕 최고의 영화 컬렉션으로 소문났고 킴스 비디오는 컬럼비아대와 뉴욕대 대학원에 10년간 장학금을 수여, 영화인 육성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21살에 빌리지에 들어와 35년간 빌리지의 변화를 눈으로 보고 느끼며 청춘을 보냈다. 편견이 없는 다민족이 몰린 빌리지에 들어와 사고가 열렸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비디오 대여업이 위기에 처하며 2008년 매장을 정리하기 시작, 2014년 킴스비디오의 마지막 매장 문을 닫았다. “라마포 대학에 3만5,000개, 컬럼비아대학에 4만개, 동국대 2만5,000개, 서울종합예술대학에 2만개, 그 외 크고 작은 대학에도 많이 기증했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이태리 시칠리아 섬 소도시 살레미에 5만5,000개를 기증했다. 이곳에서는 450석 규모의 김스센터 극장이 생겼고 현재 킴스 비디오영화 데이더 베이스를 구축중이다.”
자신이 애써모은 비디오를 아낌없이 기증한 김용만은 박철수 감독 영화 ‘301/302’, ‘학생부군신위’ 제작자이자 ‘3분의 1’을 비롯 단편영화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돈과 사람
“좋은 영화를 아무 고민없이 집중되어 만들려면 돈과 사람이 필요하다. 한인회 운영도 똑같다. 돈과 사람이 필요하다. 지난 3개월간 실망한 적은 있지만 포기는 하지 않겠다. 스피드가 좀 늦춰졌을 뿐이다.” 뉴저지한인회 이사장직이 명예나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열심히 일하면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용만은 93년부터 뉴저지 새들리버에 살고 있으며 아내 김정희와 슬하에 2남2녀를 두었다. “살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누군가를 도와준 것이다. 한인회를 안도와줄 거면서 활동하는데 기죽이는 얘기는 사절한다”는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뉴저지 한인회의 발전을 위해 시간과 정열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는 지금도 시간나면 영화 대본을 쓰는 예술적 감성 역시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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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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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가 이번 기회에 정말 한인사회를 위하는 협회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