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이대호, 동시에 미 진출 추진 효과는
▶ 슬러거 1루수 공통점…경쟁 구도 형성 주목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두 거포 박병호(위)와 이대호가 동시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이들간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
올해 일본시리즈에서 MVP로 선정되며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는데 큰 수훈을 세운 거포 이대호(33)가 전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미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 절차에 들어간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와의 피할 수 없는 경쟁구도가 형성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대호는 3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지난 주말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이끈 뒤 귀국,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 합류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대호는 “지금이 메이저리그 꿈을 이룰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다”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이대호는 지난 2013년 말 소프트뱅크와 2년 플러스 선수 옵션 1년 계약을 했는데 이번에 선수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프리에이전트(FA) 신분으로 아무런 제약없이 메이저리그 팀들과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이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딱 한 구단과 제한된 기간(30일) 동안에만 협상이 가능한 박병호와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 거포의 위치를 누렸던 이대호는 일본 진출 4년 만인 올해 개인 최다인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만개한 기량을 맘껏 뽐냈다. 일본시리즈에서는 타율 5할(16타수 8안타)에 2홈런 8타점을 수확하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대호가 거둔 화려한 성적은 메이저리그 팀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이대호의 전격적인 ML 진출선언이 박병호의 포스팅 시기와 정확히 맞물린 사실이 과연 박병호의 포스팅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에 쏠리고 있다. 이대호는 기자회견에서 “박병호가 나 때문에 피해를 보거나 반대로 내가 피해를 보는 상황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같이 좋은 팀에 가서 미국에서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똑같은 한국인 거포 1루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박병호에 집중됐던 메이저리그 팀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두 선수가 차이점도 많아 과연 그 정도가 얼마나 될 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두 선수를 비교할 때 순수한 파워 측면을 비교한다면 한국 최고의 파워히터로 꼽히는 박병호가 이대호에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병호는 확실한 홈런타자로 분류되는 반면 이대호는 거구답지 않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스윙으로 변화구 대처 능력이 뛰어나 홈런타자라기보다는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되는 경향이 크다.
한편 포스팅 절차에 들어간 박병호의 경우 1,000만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는 포스팅 비용이 메이저리그 구단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완전 FA인 이대호의 경우는 아무런 추가 부담없이 바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어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프로야구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일본무대에서 지난 4년간 꾸준한 성적을 올린 검증된 선수라는 점에서 이대호에게 더 매력을 느끼는 팀도 있을 수 있다.
반면 박병호는 이대호보다 4살이나 더 어리다는 사실이 큰 무기다. ML팀들이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이대호에 대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알 수 없다. 길어야 3~4년 계약을 염두에 두고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박병호의 경우는 포스팅 비용을 감안하면 4~5년 이상의 계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박병호와 이대호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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