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 시어 서정적 선율로
▶ ‘기적 테너’ 배재철 심금 울려
소프라노 신선미와 테너 배재철이 윤임상 지휘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함께 노래하고 있다.
LA 한미음악가협회(LAKMA·단장 최승호)가 주최한 광복 70주년 기념음악회가 지난 11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의 얼’이란 주제로 열린 이 콘서트에는 음악감독 윤임상 지휘자가 이끄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영엔젤스 어린이합창단 등 총 170여명이 출연, 민족혼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음악들을 열정적으로 연주해 거의 만석을 이룬 청중들의 큰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이날 음악회에서 특별했던 것은 오페라 ‘윤동주’(황성곤 작곡)의 삽입곡들인 ‘서곡’과 ‘쉽게 쓰여진 시’ ‘서시’ ‘봄’ ‘별 헤는 밤’ ‘자화상’ 등이 합창단과 솔로이스트들에 의해 연주됐는데, 윤동주의 순수한 시어를 잘 살린 선율과 오케스트레이션이 굉장히 아름답고 서정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자리에는 작곡가 황성곤씨가 참석, 연주 후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또 아름다웠던 것은 ‘기적의 테너’로 불리는 배재철과 소프라노 신선미의 독창 및 듀엣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성악가로서 전성기에 갑상선 암으로 성대수술을 받고 목소리를 잃었다가 다시 재활에 성공한 연주자들인데, 그런 드러매틱한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대단히 훌륭한 공연으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려주었다.
배재철은 2000년대 초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아시아 오페라 사상 최고의 테너’라는 평을 들으며 활동했던 경력을 보여주듯 프로페셔널리즘이 돋보이는 최선의 무대를 선보였고, 신선미는 맑은 콜로라투라 목소리에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으로 인상적인 공연을 펼쳐보였다.
‘코리아 판타지’(안익태)로 시작해 ‘오, 코리아-건곤감리’(우효원)로 막을 내린 이날의 콘서트는 이름만 ‘광복 70주년 기념음악회’가 아니라 음악의 내용과 정신에 있어서 진지하게 민족의 얼을 되새기는 연주회였다는 점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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