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천적 복수국적을 규정한 국적법에 대해 또다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하려는 스티븐 윤(17)군은 4일(한국시간) 선천적 이중국적자들에까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적이탈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고 이민법 전문변호사인 전종준 변호사가 밝혔다.
선천적 복수국적법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헌재는 지난해 9월에도 재미교포 2세인 대니얼 김(25), 지난 5월 전 변호사의 아들인 벤저민 (23)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청구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결정을 내렸다.
선천적 복수국적 조항은 외국에서 출생한 이들 중 부모의 어느 누가 한국국적을 보유했다면 속인주의에 따라 한국국적을 선천적으로 갖게 되며, 남자는 18세가 되는 해의 1월1일부터 3월 18일까지 기간에 국적을 선택하도록 한 규정이다. 편법적 병역기피와 원정출산을 막고자 2005년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의 주도로 개정된 조항이다.
윤 군은 미국 시민권자인 아버지와 영주권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현재 미 육사 지원을 준비 중이다. 미 육사 입학생은 가장 먼저 신원조회 절차를 거치며 이 과정에서 ‘복수국적을 가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고 전 변호사는 설명했다.
윤 군과 같은 한인 2세들 대다수는 통상 자신이 복수국적인 사실을 모른 채 신원조회 질문지에 복수국적자가 된 적이 없다고 ‘아니오’라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복수국적자임을 알고 국적이탈을 하려고 하더라도 절차가 복잡하고 기간이 길다고 전 변호사는 밝혔다.
실제로 윤 군이 만 18세가 되는 내년 3월 31일 전까지 국적 이탈 신청을 하려면 부모가 먼저 국적 상실신청서 제출, 결혼증명서 번역, 자녀 출생증명서 번역, 자녀의 국적 이탈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소요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국적이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법에 따라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하게 되며, 복수국적 보유에 따라 미국 사회 내에서 법적·정치적·사회적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높다고 전 변호사는 밝혔다.
전 변호사는 "한인 2세 대다수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정착하려는 자들로 병역기피 문제로 인해 한국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며 "현행 국적법 조항은 병역기피의 목적이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